오바마, 또 트럼프 맹공 “코로나 책임 없는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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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16일(현지시간) 오후 8시 2020년 고교 졸업생들을 위한 기념 공연 ‘Graduate Together : America Honors High School Class of 2020’ 프로그램이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공개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싱어송라이터 H.E.R.(위쪽), 앨리샤 키스(가운데)를 비롯해 티모테 샬라메, 두아 리파 등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공연과 연설로 무대를 꾸몄으며, 버락 오바마(아래쪽) 전 대통령이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 졸업을 축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상대로 또다시 맹공을 가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거론하면서 “책임이 없는 척한다”고 비판한 것인데, 최근 옛 참모들과의 ‘콘퍼런스 콜(화상 회의)’에서도 “완전히 혼란투성이 재앙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구원 등판’에 나서며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대결구도로 비화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선 앞두고 바이든 ‘구원 등판’
민주당 지지층 결집 본격 나서
전통흑인대학 졸업 축사 영상서
코로나19 부실 대응 거듭 비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주말인 16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통흑인대학(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합동졸업식 영상축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거듭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해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수많은 이들이, 그들의 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개념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수많은 이들은 심지어 책임이 없는 척한다”고 현재 미국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이러한 리더십 공백이 대학 졸업생들에게 분명한 권한을 부여했다면서 “세상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핵심 당국자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한 발언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공격을 가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 9일 CNN방송을 통해 공개된 전화통화 음성파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게 무슨 이익이 되는지’ ‘남에겐 관심 없다’ 같은 생각이 우리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투성이 재앙이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비교적 침묵 모드를 지켜 온 데서 벗어나 강력한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격에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플린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고의적인 함정 수사에 당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담은 FBI 내부 메모가 최근 공개된 것을 계기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를 향한 반격의 계기로 삼으며 재선 전략 차원에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서고 있다. 그러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는 “투표하라”는 트윗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이슈도 부각했다. 명시적으로 선거를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흑인 표심’을 파고들며 결집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영상축사에서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질병은 역사적으로 흑인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불평등과 부담을 부각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불균등한 영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감염·사망자는 물론 경제적 타격에서도 유색인종의 피해가 더욱 큰 현실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조깅 도중에 백인 부자(父子)의 이유 없는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25) 사건을 상기시키며 “어떤 이들은 조깅하는 흑인 남자를 멈춰 세울 수 있고 복종하지 않으면 총을 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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