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發 확진 줄었지만… ‘무서운 N차 감염’ 불안 여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7일 오후 직원 중 작업치료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폐쇄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에 접근 금지 안내선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대규모 진단검사에 힘입어 확산세가 잡히고 있지만 4차까지 확인된 ‘n차 감염’이 위험 요소로 남았다. 방역당국은 노래방을 비롯해 고위험 시설에 대해 방역 지침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68명이다. 전날 5명, 이날 0시 이후 2명이 추가됐다. 클럽발 확진자가 주춤하면서 전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도 지난 10~11일 30명대에서 전날 13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확진 하루 10명대 감소
6만 건 검사 총 168명 확진 판정
2~4차 감염이 전체 47% 차지
방역당국, 고위험시설 추가조치
부산은 나흘째 추가 확진 없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 대해 “지금까지 관련해 6만 건 검사가 이뤄졌고, 양성률은 0.3% 안팎”이라면서 “계속 경계심을 가져야겠지만, 우리 방역망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우려되는 건 2~4차 감염이 전체 확진자의 절반 가까이 되는 것”이라며 n차 감염 최소화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클럽 관련 확진자 168명 가운데 클럽 방문자의 가족, 지인, 동료 등 접촉자는 79명으로, 전체의 47%까지 늘었다.

특히 코인노래방을 매개로 한 4차 감염자가 2명으로 늘어났다. 관악구 46번 환자가 관악구 노래방을 이용한 다음 같은 방을 이용한 강서구 31번 환자가 감염됐고, 강서구 31번 환자와 홍대 주점에서 만난 지인 4명이 연이어 감염됐는데, 이 중 1명의 가족이 확진돼 4차 감염으로 확인됐다.

전날 확인된 서울구치소 교도관도 4차 감염이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관악구 46번 확진자가 지인인 도봉구 10번 환자를, 도봉구 10번 환자가 도봉구 소재 노래방에서 다른 방의 손님 2명을, 이 중 1명이 지인의 결혼식에서 교도관을 연쇄적으로 감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노래방이라는 공간적 특성과 마스크를 쓰기 힘든 조건이 감염 전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밀폐되고 밀집해 있으며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비말이 많이 생기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 비말이 직접적으로 확산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통 노래를 부르고 나올 때 방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키는데, 야외로 환기가 되는 게 아니라 공용공간인 복도로 공기가 확산이 돼서 주변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CCTV 조사에서 해당 노래방 복도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며 “노래를 부를 때는 마스크를 쓰기 어렵고, 방에서 나올 때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비말이 많이 발생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클럽 방문자는 잠복기가 지나고 있는 만큼 n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 위생수칙과 거리 두기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교회 같은 폭발적인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오는 한 주 정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험 시설에 대해 방역 수칙 준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험도에 따른 평가를 통해 고위험 시설에는 핵심수칙이 권고적 성격이 아니라 강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며 “ICT 기술을 활용해 방문자 명단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오는 20일부터 예정대로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대비 학생 분산 방안’을 발표하고, “학교 여건에 따라 학년별로 격주제나 격일제로 등교하도록 하는 등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학사 운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클럽 방문자 2명, 접촉자 2명 발생 이후 나흘째 추가 확진은 없었다. 부산의 이태원 일대 방문자는 428명이 확인돼 전수 검사를 실시했고, 2명이 양성, 40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18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누적 환자는 141명, 입원 환자는 11명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