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지름 7cm의 야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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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은 코르크 심 위에 고무를 덧씌워 실을 감은 뒤, 흰색 말가죽이나 쇠가죽 두 쪽을 이어 만들어진다. 이때 생기는 야구공의 솔기는 공기와 마찰해 투수의 공을 떨어지게도 하고 강속구가 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야구공의 무게는 141.7~148.8g, 둘레는 22.9~23cm, 지름은 7.23cm로 정해져 있다.

지금 사용하는 야구공의 기원은 1920년쯤이다. 그 이전에는 코르크가 들어있지 않은 물렁한 공이었다. 반발력을 높이기 위해 딱딱한 코르크 심을 넣으면서 야구 경기는 획기적으로 바뀐다.

반발력이 높아진 야구공 때문에 타구는 빨라지고 홈런 개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면서 관중은 환호했고, 팬은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혹독했다. 경기의 박진감을 더해주는 야구공이 종종 ‘살인무기’로 돌변하기 때문이었다.

2007년 7월 23일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1루 베이스 코치가 파울 타구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건이 대표적이다. 사망한 코치는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2003년 한국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마이크 쿨바(당시 35세) 였다. 쿨바는 당시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더블 A팀 툴사 드릴러스 코치로 활동하면서 아칸소 트래블러스와의 경기에서 1루 코치 박스에 서 있다가 9회 타자가 때린 강한 파울타구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쿨바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08년부터 1루와 3루 코치도 의무적으로 헬멧을 착용하도록 했다. 한국 프로야구(KBO)는 2011년부터 베이스 코치의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다.

타자들도 종종 투수가 던진 공에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 헤라클레스로 불리며 이승엽과 함께 2000년대를 대표하는 홈런타자 심정수는 2001년과 2003년 두 차례나 투수가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고 25바늘을 꿰매는 큰 부상을 당했다.

최근 KB0 리그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이승헌(22)이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다 상대 타자의 직선타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정밀검사한 결과, 미세한 두부골절과 출혈 소견이 나왔다.

지름 7cm의 작은 공 하나가 극적인 드라마를 펼치게도 하지만, 고약한 살인무기로 변하기도 한다.

김진성 스포츠팀장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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