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급식비 한 끼 5000원→7000원으로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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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5000원’. 부산 지역의 결식 우려 아동들이 지원받는 금액이다. 부산 연제구의회에서 이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급식비를 한 끼 7000원으로 올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부산 연제구의회 정홍숙 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연제구의회 제22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결식아동들에게 지급되는 아동급식비를 한 끼 5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1년에 2억 원이면 가능”
정홍숙 연제구의원 제안
부산 각 지자체 5000~6000원
구청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부산시는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 1만 5600여 명에게 ‘행복드림카드(아동급식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각 아동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게는 한 끼, 많게는 세 끼까지의 금액을 지급한다.

부산 기장군, 중구, 해운대구를 제외한 13개 구의 아동들은 한 끼당 5000원의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다. 기장군과 중구는 한 끼당 6000원, 해운대구는 5500원의 급식비를 받는다. 서울과 경기도는 6000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는 9000원을 지급한다.

문제는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이 한 끼당 5000원 수준으로는 ‘밥 다운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탓에 아이들은 식당이 아닌,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실정이다.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주로 소비하는 음식은 삼각김밥이나 컵라면, 즉석도시락 등이다 보니 ‘영양 불균형’도 우려된다.

부산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한 센터장은 “요즘 5000원으로는 밥을 먹을 만한 곳이 없다보니, 아이들이 주로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아이들이 건강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금액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 연제구의 경우 2019년 한 해 동안 전체 가맹점 이용건수 2만 3939건 중 1만 8032(75%)건이 편의점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드림카드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편의점에 치우친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연제구에는 희망드림카드 가맹점이 총 226곳이며, 이중 편의점이 135곳, 일반음식점은 91곳에 불과하다.

정 의원은 급식비 인상과 더불어 가맹점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희망드림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770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이 편의점이다. 경기도의 경우 최근 BC카드와 제휴해 카드사 가맹점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정 의원은 “전국민이 재난지원금을 아무 조건 없이 받고, 해외의 굶는 아이들에게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됐지만 주변 아이들이 굶는 문제에는 무관심하다”면서 “아이들 급식비를 인상하는 데 연간 2억 원이라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영양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2억 원은 충분히 가치 있는 비용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제구는 정 의원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성문 연제구청장은 “아동급식비를 현실에 맞게 인상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금액을 어느 정도로 조율하면 좋을지 등은 논의를 통해 결정해봐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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