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끌면 혜택 뚝 지역 화폐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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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코로나19 사태 속 소비 진작을 위해 지역 화폐인 ‘울산페이’ 할인 폭을 확대하면서, 가입자 수가 두 달여 만에 4배 늘어나 20만 명을 돌파했다. 시는 예상치를 웃돈 ‘울산페이 돌풍’에 오히려 할인 지원금을 어떻게 충당할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울산페이가 부산 지역 화폐인 ‘동백전’처럼 예산 부족으로 할인 이벤트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발매에 들어간 울산페이는 19일 기준 가입자 수가 20만 7000명에 달한다. 이는 올해 2월 말 약 5만 1000명보다 15만 6000명(305.8%) 늘어난 수치다.


울산페이, 동백전처럼 재원 바닥
10% 할인 이벤트 종료 가능성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은 울산시가 할인 혜택을 대폭 확대한 덕분이다. 울산페이는 평소 5% 할인 혜택을 주는데, 가입자 확대와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 3월부터 6월까지 할인율을 10%로 두 배 늘렸다. 월 구매 한도 역시 5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로 올렸다. 가입자가 울산페이 100만 원권을 충전하면 10만 원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할인율 확대 전 하루 100~200명 수준이던 가입자 수는 4월 중순부터 하루 3000명 정도로 증가했다.

문제는 울산페이 활성화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특별 할인 기간 울산시가 국비와 시비를 합해 발행하는 울산페이 규모는 1200억 원인데, 이 중 1000억 원가량이 이미 소진된 상황이다. 남은 발행 금액은 200억 원 정도. 기존 가입자 20만 7000명이 울산페이를 10만 원씩만 사들여도 동이 난다.

이로 인해 시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10% 할인 혜택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울산페이 담당자 등은 울산페이 할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18일 행정안전부 등을 찾아가 국비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페이 발행에 차질이 없도록 시비를 추가 투입하는 방안,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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