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최대한 보존한 ‘시민 참여형 예술 공원’ 지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새 녹색허파, 민간공원] 3. 명장공원

부산 해운대구와 동래구, 금정구가 만나는 곳에 자리잡은 옥봉산. 바로 옆으로 수영강이 흐르는 이곳에 민간공원 조성 사업이 진행돼 2024년 명장공원이 완성된다. 아래는 명장공원의 포레스트워크 상상도. 김경현 기자 view@·(주)정상시티파크 제공

조선 시대 옛 동래 지역 지도를 보면 윤산 아래 동래읍성이 눈에 띈다. 읍성 앞으로 흐르는 온천천은 수영강으로 이어지고 둘이 만나는 지점에 낮은 산봉우리가 있다. 그 산이 옥봉산(175m)이다. 바다에서 수영강을 따라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첫 봉우리이기도 하다. 그 산에 터를 잡은 공원이 바로 명장공원이다.

■부산시민공원 1.5배

명장공원은 해운대구, 동래구, 금정구에 걸쳐 있다. 면적은 68만 3682㎡로 부산시민공원(47만 3911㎡)의 약 1.5배에 달한다. 부산시는 이곳을 부산 동북권의 제2 시민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공원 조성의 기본 목표는 옥봉산 정상부와 생태자연도 1등급지를 원형 그대로 보전하고, 낙후된 반여 명장 금사지역의 도시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명장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것은 1972년 12월 30일. 다른 공원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 동안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도심에 있어 워낙 접근성이 좋아 산책, 운동 등을 위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쓰였다.

2024년 민간공원 사업을 통해 명장공원이 완성되면 전체 공원의 89.4%에 공원시설이, 10.6%에 비공원시설이 들어선다. 이 사업에는 모두 6851억 원이 들어간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박화식 반여4동주민자치위원장은 “접근성이 좋은 명장공원은 주민들이 약수를 뜨거나 운동하러 많이 찾고, 학생들도 소풍을 가는 곳”이라며 “논의된 대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공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명장공원 바로 앞으로 수영강이 흐른다. 수영강은 유역 면적이 198.8㎢, 길이가 약 28.6㎞에 달한다. 부산에서 두 번째로 길다. 명장공원이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다. 오는 7월 공원일몰제로부터 구해야 할 중요한 녹색 허파인 것이다.

시행자는 (주)정상시티파크다. 부산의 중견기업인 (주)삼정기업 등이 참여했다. 정상시티파크 박상천 대표는 “비공원시설 면적 등 사업성 측면에서 제한이 너무 많지만 명품 예술공원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런 목표는 한국의 대표적 조경가인 조경설계서안(주)의 정영선 대표에게 설계를 맡긴 데서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예술, 아담함 등을 고집하는 정 대표에게 공원 설계를 일임했다”며 “그는 대표적인 반개발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숲속도서관과 복합커뮤니티센터

부산시와 시행자 측은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시민참여형 예술공원’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생활공원’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명장공원의 그림을 그린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옥봉산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며 공원의 가용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현재 명장공원에는 옥봉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와 명장배수지로 가는 골짜기가 있다. 두 곳을 따라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있고, 주민들의 텃밭이 있다.

명장공원의 얼굴은 이 두 계곡이 만나는 지역이다. 이곳에 시민들이 다양한 예술문화와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설치한다. 또 입구 쪽 낮은 봉우리로 숲속도서관을 배치하고 2개의 문화시설 중심에 넓은 잔디마당을 둔다. 예술문화와 시민커뮤니티로 활기찬 공원 풍경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뜻이다. 이로써 옥봉산 자연을 배경으로 문화적 풍경을 계절마다 생동감 있게 연출하겠다는 게 목표다.

명장공원을 조성하는 데 특히 주목한 것이 예술문화다. 젊은 지역 예술인의 참여를 위한 작은 기획에서 싹을 틔워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그 힘으로 시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조경설계서안(주) 정영선 대표는 “자연을 최대한 살리고, 산에 맞는 꽃과 풀을 심는다”며 “주민들이 공연도 하고, 소통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계곡 따라 예술과 소통 ‘넘실’

부산시민공원의 한계로 꼽히는 ‘주제의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축구장 등 다양한 체육운동 시설을 설치하고, 문화예술 공원으로서 특화시킨다. 부산시 이동흡 그린부산지원관은 “문화예술공원은 지역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명장과 석대 지역을 바로 연결하는 도로를 신설해 지역의 오랜 민원도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명장공원은 2개의 계곡을 따라 옥봉산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시행자 측은 한 곳을 예술문화의 풍경이 더해진 ‘아트밸리’로, 또 다른 곳을 정원 속의 커뮤니티가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밸리’로 계획한다. 아트밸리에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전시, 시민들의 예술교육의 장이 되는 작은 공방들이 숲길을 따라 들어선다. 또 예술인, 시민들이 콜라보로 만들어가는 정원공간도 함께 뒀다. 커뮤니티밸리에는 다양한 운동공간, 테라스식 가족정원, 주제화훼정원이 경사지를 따라 펼쳐진다.

명장공원은 3개의 구가 만나는 곳에 있는 만큼 공원 경계를 따라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최대한 확보한다. 또 작은 정원, 휴게공간, 놀이공간을 조성해 숲 가장자리로 연결하는 둘레길을 만들 예정이다. 이것이 ‘커뮤니티 트레일’이다. 박상천 대표는 “커뮤니티 트레일을 통해 공원이 생활 속 풍경이 되도록 하겠다”며 “기존 등산로는 물론 아트밸리와 커뮤니티밸리로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