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아흔셋 영희 할머니만큼 낡은 집
“집아~ 소중한 내 집아~ 그동안 고생했고 고마웠다!”
영희(가명·93) 할머니는 흙담을 토닥입니다. 소중한 보금자리이자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오래된 집입니다. 초가집 흙벽에 슬레이트를 얹은 아담한 방 한 칸. 이 집에서 아이들도 키우고, 남편도 하늘로 떠나보내고, 기쁘고 슬픈 모든 일을 함께했습니다.
같이 나이 먹어간 보금자리
수리 못할 정도로 위험천만
이사하려해도 보증금 막막
하지만 이 집이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살기에는 곳곳이 위험합니다. 슬레이트 지붕은 비가 새고, 현관도 없이 오롯이 서 있는 방문은 비바람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입니다. 재래식 화장실의 판자문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 나가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온통 손 볼 곳이 많지만, 수리도 안 될 정도로 망가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문이 떨어져 나가는 건 아닌지, 올여름 장마는 잘 버틸 수 있을지, 할머니는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사는 날까지 고치고 다듬어 살고 싶었습니다. 할머니의 뜻에 따라 구청이 집수리를 해주려 했지만, 전문가들은 집의 상태를 살펴본 뒤 지붕을 교체하더라도 흙담이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수리가 힘들겠다는 이야깁니다.
구청은 그렇다면 전세임대 신청을 해서 지금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습니다. 할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하루가 바쁜 일입니다. 하지만 월 30만 원 노령연금이 소득의 전부인 할머니에게 보증금은 꿈도 꾸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이젠 정든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사를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보증금은 어디서 구하고, 이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할머니는 걱정이 많습니다. 이사를 간다고 해도 매월 전세 임대 이자는 어떻게 내야 할지, 노령연금으로 이자를 내면 생활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불어나는 걱정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어디든 영희 할머니가 마음 편히 살 공간은 없는 걸까요? 할머니가 비바람 걱정 없이 안전하게 몸을 누일 공간은 없는 걸까요?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영희 할머니가 함께 나이 든 아픈 집을 떠나보내고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세요.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으로 영희 할머니를 비바람으로부터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