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 싸이버거 키워 부산 관광 전도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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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원 '싸이 이미테이션 가수'

조금 넘친다 싶을 정도로 건장한 풍채와 올백머리, 새까만 선글라스까지 영락없이 월드스타 ‘싸이’를 연상케 하는 외모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만큼은 싸이 못지않다. ‘싸이버거’라 불리는 남자, 축제·사회 전문업체 ‘쇼단’의 신지원(38) 대표 이야기다.

신 대표는 싸이 이미테이션 가수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인물이다. 싸이버거는 그의 활동명이다. 지역의 대학축제와 맥주축제는 물론이고 수천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모인 자리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무대가 끝나고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 갈채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을 선사한다”며 “몇 곡을 해도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무대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 가수 이어 사회자 양성학교 추진
축제 전문 CEO에 대학 교수로도 활동
"능력 있는 사회자 많아야 산업도 성장"

실제 신 대표는 관객의 앵콜 요청을 마다하지 않는 행사 가수로 유명하다. 주어진 공연시간이 30분이면, 앙코르까지 합해 1시간씩 공연을 하는 식이다. 신 대표가 소화하는 싸이 노래 레퍼토리만 26개 정도 되는데, 초대된 무대마다 자신이 가진 걸 다 쏟아내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자체적으로 꾸린 전속 댄스팀도 있다.

처음부터 신 대표가 이미테이션 가수를 한 건 아니다. 스물셋의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 대표가 처음으로 오른 무대는 다름 아닌 돌잔치였다. 신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돌잔치 사회를 봤던 2005년만 해도, 정형화되고 정적인 사회자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다”며 “내 스타일대로 정면 돌파해 보자는 생각에 돌잔치에서 싸이의 ‘챔피언’을 불렀는데, 이게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신 대표의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부산을 시작으로 분당, 일산, 대전, 천안 등에 돌잔치 전문 뷔페만 14곳을 냈고, 쇼단 소속의 사회자는 70명이 넘었다. 한 달에 돌잔치와 웨딩 등 행사를 많게는 1300건씩 맡기도 했다.

하지만 돌잔치와 웨딩 등을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족끼리 조용히 개최하자’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지금은 다시 부산 중심으로 사업 범위를 재편했다. 하지만 신 대표는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 대표는 “10명이 모이는 잔치와 100명이 모이는 축제에 맞는 사회자는 제각기 다르다”며 “행사의 성격, 분위기, 규모 등에 따라 사회자를 세분화해 육성한다면 오히려 앞으로의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사회자 양성학교 구축을 꿈꾸고 있다. 4~8주 정도의 교육 과정을 거쳐 자신의 스타일을 극대화한 사회자를 길러 내는 것이다. 이들의 활약은 지역 관광·마이스 산업의 성장과도 직결된다. 서 말 진주도 꿰어야 보배이듯, 축제·문화 콘텐츠도 이를 연결해 줄 능력 있는 사회자가 있어야 입소문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경성대 호텔외식관광경영학과 교수를 겸하며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다. 지역 방송국을 중심으로 리포터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그는 “한 사람이 하나의 일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도전하고 있는 여러 분야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기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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