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신체 증상 동반 땐 전문의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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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가나병원

코로나19는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방역 또한 중요하다. 가나병원 제공

최근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팬데믹 상황을 맞고 있다. 확진자는 5월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49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36만 8800여 명에 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확진자 1만 1400여 명, 사망자는 270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감염병 재난은 확진자와 가족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줌과 동시에 전체 국민 개개인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로 인해 불안감, 우울감을 느끼는 것을 일컫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경기연구원의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47.5%가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또는 ‘심각’ 수준의 불안·우울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 감염증의 확진자가 완치된 후에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가나병원의 서민효 진료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이 돌 때는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나타나기 쉽다”며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등을 예방하기 위한 심리방역, 즉 정신건강 의학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과 전염력은 알 수 없는 경로로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일으킨다.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과 신뢰성이 부족한 무분별한 정보들도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상적인 반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거나 두근거림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면 불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화되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는데, 이런 욕구가 장기간의 외부활동 제한으로 충족되지 못하면 고립감과 무기력감, 우울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서민효 과장은 “이러한 감정들은 누구나 일시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주 이상 지속하거나 수면 어려움, 식욕 저하, 피로감 등의 신체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우울증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므로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강박적이거나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주의해야 한다.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등의 질환을 앓았던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질환이 재발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개학 연기, 외출 제한 등과 같은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정서적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힘듦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밤에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거나 몸이 아프다고 하거나 평소보다 말이 없다거나 더 짜증을 많이 부린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주의 깊게 살피면서 안정감 있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감, 우울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직장 활동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서민효 과장은 “전문의에게 자신의 현재 상황과 증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지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불안감이 해소되는 경우도 있다”며 “무기력감, 일상생활의 흥미 감소, 수면 어려움, 가슴 두근거림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가트마우마센터(www.nct.go.kr)를 통해 확진자와 그 가족은 물론 재난 지원인력, 전 국민에 이르기까지 심리적 고통 완화와 정신적 안정을 목적으로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상담과 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므로 코로나19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정상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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