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조작설’과 나홀로 싸우는 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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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미래통합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4·15 총선 이후 제기된 ‘사전투표 조작설’에 대해 당내 현역 중 유일하게 공개 반박에 나서면서 보수 유튜버 등과 '나홀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당 민경욱 전 의원이 제기한 4·15 총선 중국 해커 개입설 주장에 대해 “숫자 조작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민 전 의원이 이야기하고 있는 해커들의 표지 ‘follow the party’라는 구호도 시스템 내에서 발견된 것이 아닌 도출된 것으로 ‘수학적 장난’에 가깝다는 것이다.


통합당 현역 중 공개 반박 유일
“당의 미래 위해 괴담 적극 대응”
당내선 “잘한다” “나댄다” 엇갈려


하 의원은 민 전 의원 등이 사전투표 조작설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반박 자료 등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통합당 내에서는 민 전 의원의 조작설에 대해 ‘선거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 ‘선을 그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현역 의원 대다수는 이런 논쟁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사안 자체가 복잡한 데다, 조작설에 대한 보수층의 ‘믿음’이 너무 강해 웬만한 근거로는 설득이 불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파워가 만만찮은 보수 유튜버들과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강경 지지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실제 하 의원은 사전투표 조작설에 맞서면서 강경 보수층으로부터 거친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하 의원은 “총선 참패 이후 국민께 반성하겠다고 한 것이 빈말에 그쳐서는 안된다. 잘못된 일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반성의 시작”이라며 ‘괴담과의 투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주장으로 중도층 외연 확장을 막는 수구 세력을 배제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는 게 하 의원의 인식이다.

이런 하 의원의 행보에 대한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통합당 중앙당 관계자는 “하 의원처럼 상식적인 사람들이 당내 다수가 돼야 보수의 부활도 가능하다”고 평가한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너무 많은 사안에 개입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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