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빠른 재택수업 시스템, 하늘이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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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판 동아대 교육혁신원 원장

“코로나19로 교육시스템이 중단될 뻔했는데 우리가 미리 준비한 가상대학 덕분에 학업을 이어갈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동아대 교육혁신원 조규판 원장은 지난해 말 가상대학 등 e-러닝 고도화 사업을 완료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대학이 온라인 개강을 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서 동아대에게 천군만마가 됐다.


'가상대학' 구축 직후 코로나 사태 터져
2만 명 동시 접속 차질 없이 수업 진행
"동남권 e-러닝 선도 대학 자리매김"


조 원장은 “다른 대학의 일부 가상대학 시스템은 너무 노후화돼 처음에는 과제만 받다가 학생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하고, 또 다른 대학은 개강 첫 주에 동시 접속자가 몰리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며 “우리 대학은 2만 명이 동시 접속해도 원활하게 비대면 재택수업이 이루어졌다”고 자랑했다.

지난 5월 동아대 교무처 학사관리과에서 학생 1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이 ‘매우 만족(25%)’ 과 ‘만족(30%)’이라고 답했고, ‘불만족(10.8%)’과 ‘매우 불만족(6.6%)’은 17.4%에 불과했다.

이런 성과 덕분에 조 원장에게 동아대 총장과 대학 본부 보직자들로부터 ‘조 원장 덕분에 내가 산다’ ‘가상대학을 새로 구축한 게 신의 한 수였다’ 등의 덕담이 이어지고 있다. 또 교육혁신원으로 피자 등의 격려품도 쏟아졌다.

2018년 4대 교육혁신원장으로 취임한 조 원장은 핵심사업으로 가상대학 등 e-러닝 고도화를 정했다.

2014년 동아대 교육혁신원 초대원장을 맡았던 조 원장은 “5년 후 새로 취임해 보니 가상대학이 너무 낙후되어 있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수 방법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보직자 회의와 교무회의 등에서 e-러닝 고도화 방안에 대해 발표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교육혁신 지원사업비를 활용해 가상대학 등 e-러닝 고도화 사업을 추진했다.

조 원장의 목표는 ‘동남권 e-러닝 선도대학’이었다.

지난해 말 가상대학 시스템을 구축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지난 2월 말 개강 2주 연기, 3월 셋째 주부터 온라인 강의 시작 등 학교의 방침이 정해졌다.

조 원장은 가상대학 외부 서버와 동영상 촬영 도구, 실시간 온라인강좌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동영상 촬영, 편집, 온라인강좌 사용 방법 등에 대한 동영상 교육자료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렸다. 또 교수진에 온라인 강의 자료를 제작해 온라인 강의 전까지 제작해 올릴 것을 공지했다.

조 원장은 “미리 준비한 덕분에 온라인 강의 첫날 3000개의 강좌가 개설됐고, 최대 5000명이 동시 접속했는데도 원활하게 온라인 강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동아대 가상대학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대학은 물론 경남과 경북, 충청지역 대학 관계자의 방문도 이어졌다.

조 원장은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될 만큼 정말 운이 좋았다”며 “현재 ‘동남권 e-러닝 선도대학’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지만 앞으로 가상대학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부 학생들로부터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보다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가상대학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조 원장은 동아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교육심리 및 측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5년 9월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해 재직하고 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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