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언제·얼마나… 동래구청, 안락동 땅속 폐기물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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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 동래구 직원들과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안락동 봉생병원 인근 도로 아래 폐기물 불법 매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반 조사를 벌였다.

속보=부산 동래구에서 오수관 연결 공사 중 땅속에서 나온 수백kg의 불법 폐기물(부산일보 2019년 12월 11일 자 10면 보도)을 확인하고 폐기물을 버린 주인을 찾기 위한 지반 조사가 본격 진행된다.

부산 동래구청는 동래구 안락동 봉생병원 일대 안연로 109번길 도로의 폐기물 불법 매립을 확인하기 위해 지반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이 도로 밑에서는 300kg이 넘는 불법 폐기물 더미가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6일, 부산의 A건설사가 오수관 연결 공사를 하기 위해 땅을 파다가 엄청난 양의 폐기물 더미를 발견해 이를 동래구에 신고했다.

지난해 오수관 공사 때 대거 발견
B건설 하수관 공사 때 묻은 의혹
동래구 지난달부터 석 달간 용역
‘탄성파 탐사’로 지반 영향 등 조사
“이번에 잘못 바로잡아야” 여론 

도로 굴착 공사 도중 나온 불법폐기물.

A건설사는 불법 폐기물이 2017년 정비된 하수관로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시 하수관로 정비 공사를 실시한 B건설사가 공사장에서 나온 폐기물을 적법하게 반출하지 않고, 땅속에 그대로 묻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B건설사 측은 “안락동 일대에서 공사를 하다 보니 이번에 발견된 곳 말고도 폐기물이 매립된 곳이 많다. 2017년 작업 당시 폐기물이 대거 나왔는데, 이를 적법하게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동래구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올해 초 1800만 원의 용역비를 들여 지난달 말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동래구는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번 조사에서 도로 아래 얼마나 많은 폐기물이 묻혀 있는지, 이 폐기물이 지반에 영향을 미치지는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시행된 현장 조사에서도 폐기물이 일부 매립된 것이 확인됐다. 동래구와 용역업체는 지름 7.6cm의 시추 장비로 지하 10m까지 도로를 뚫어 지반을 확인한 결과, 채취한 시료 2곳에서 폐기물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는 B 건설사가 시공한 공사 구간에 폐기물이 매립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래서 탄성파 탐사를 통해 도로 아래 지질 상태를 추가로 살펴볼 계획이다. 탄성파 탐사란 지표면에서 탄성파를 발생시킨 후 땅속에서 굴절돼 돌아오는 파동을 계산해 지하의 지질 구조를 파악하는 조사 방법이다.

시료 채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땅을 파서 불법폐기물 매립 실태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A건설사 관계자는 “적어도 1㎡라도 땅을 파 보면 폐기물이 얼마나 묻혀 있는지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조사해서 잘못된 것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로 아래에 불법폐기물이 묻힌 것을 확인할 경우 동래구는 매립한 주체를 찾아 이를 정상화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 결과는 7월 말이나 8월 초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동래구 건설과 관계자는 “안락동 일대가 매립지인 데다, 이 도로는 과거 사유지였던 곳이어서 과거에 불법적으로 폐기물이 묻혔을 가능성도 있다. 용역을 통해 폐기물 매립부터 확인하고, 이후 폐기물을 버린 주체를 찾아 정상화시킨 뒤 지반과 도로 복구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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