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5명뿐인 통합당 시의원들, 부의장 놓고 ‘자리 싸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기정(오른쪽) 청와대 정무수석이 2일 오후 국회를 찾아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예방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했다. 김종호 기자 kimjh@

오는 29일로 예정된 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다가오면서 고작 5명뿐인 미래통합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시의회 부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기초의회 의장단 구성 결과를 보고 야당 몫 부의장 자리를 존치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당 시의원끼리 부의장 자리를 놓고 다투자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2일 부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부의장을 노리는 통합당 소속 시의원으로는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김진홍(동구1) 의원과 최도석(서구1) 의원 등 2명이다.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에
김진홍·최도석 의원, 출마 의사
소수 정당서 내부 조율 안 되고
야당 몫 부의장 존치도 ‘미지수’
주변 “김칫국부터 마셔” 비아냥

현재 시의회는 전체 47명 중 민주당 41명, 통합당 5명, 무소속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반기에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협치’와 ‘화합’을 앞세우며 제2부의장 자리를 야당 몫으로 통합당에 내주며 여야 1명씩 부의장으로 활약했다.

두 시의원은 아직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아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지만 주변에는 부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재선인 김 의원은 “통합당 소속 시의원들과 협의를 해 결정하겠다”면서도 “국회와 마찬가지로 시의회도 관례적으로 선수가 높은 의원들을 예우해 주고 있으며 여러 차례 의장이나 부의장을 지낸 경우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도 부의장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고 동료 시의원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 최 의원은 “초선이지만 부산시 12년, 부산발전연구원(현 부산연구원) 15년 등 짧지 않은 동안 부산 시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과 산·학·연·관에 걸쳐 폭 넓은 인맥도 있다”며 “시의회 야당 대표 선수를 새로 바꿔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인물론이나 자격 시비와는 별개로 통합당 내부에서 조율이 안 되는 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게 시의회 안팎의 시선이다. 의장단 구성 결정권은 사실상 41명의 시의원을 둔 민주당이 쥐고 있는데 소수 야당인 통합당 소속 두 의원 간 경쟁이 자리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의회 김삼수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지영 통합당 원내대표에게 “각 기초의회 구성을 지켜본 뒤 부의장 배분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칫 야당 몫 부의장 자리 자체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통합당 갈등만 노출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의회 내 통합당 위상을 고려해도 이번 ‘부의장 자리 다툼’이 결코 이롭지 못하다. 각종 이슈가 터졌을 때 5명에 불과한 통합당 시의원들이 일사불란한 대응에 나서도 힘이 부족한데, 이번 일로 두 의원 간 앙금이라도 남을 경우 가뜩이나 낮은 위상이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시의회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 전에 각 당 의장단 구성 방안을 놓고 만남을 가질 예정인데 그 전에 통합당 내부에서 의견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인다. 민주당에서 후반기 의장단 입성을 노리는 의원이 많다는 점에서도 통합당으로서는 내부 결속이 필요한 것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