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언론인이 쓴 ‘미니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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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잣는 사람들 / 윤현주

세상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꿈’ 집합체이다. 꿈의 강물이 모여 현실의 바다가 된다. 만약 인간의 꿈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문명 세계는 실현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꿈을 잣는 사람들>은 신문에 연재된 인터뷰 모음집이다. ‘꿈을 잣는 사람’은 ‘꿈을 뽑아내는 사람’, ‘꿈을 퍼 올리는 사람’을 뜻한다. 이 세상이 꿈으로 직조된 공동체라면, ‘꿈을 잣는 사람’은 이 세상의 창조자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부산일보>에서 30여 년째 기자 생활을 하는 베테랑 언론인이다. 2014년 시 전문지 <서정과 현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부산일보’에 연재된 인터뷰 모음집
다방면 주목받는 지역인 34명 조명

책은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1년간 매주 <부산일보>에 게재된 ‘윤현주의 맛있는 인터뷰’ 기사를 다시 정리해 놓은 것이다. 책에는 부산의 지역사회에서 ‘꿈을 잣는 사람’ 34명의 와이드 인터뷰가 실렸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을 만한 사람들에 대한 ‘미니 열전’이자 평전인 셈이다. 34명 인터뷰 대상자들은 1장 ‘진실한 사람들’, 2장 ‘선한 사람들’, 3장 ‘아름다운 사람들’로 분류돼 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대모’ 김문숙 민족과 여성 역사관 관장, ‘부마민주항쟁의 주역’ 정광민 부마연구소 이사장, ‘동대문 구멍가게서 패션그룹 일군 거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한국의 조르바’ 도용복 사라토가 회장, 야구를 연주하는 아티스트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 ‘빈자의 미학 추구하는 구도자적 예술가’ 승효상 건축가, ‘루게릭을 희롱하는 의지의 작가’ 정태규 소설가 등이다.

저자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특성을 포착했다. 이들은 대체로 겸손하고,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언변이 좋다고 한다. 인맥이 방대하고, 집요하며, 공감 능력이 탁월한 것도 이들에게 배울 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광고가 없는 15단 전면에 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게재한 파격적인 기획이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30년 기자 생활의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혼자 그 넓은 지면을 꾸려가는 것은 망망대해를 건너는 것처럼 막막했다. 인터뷰 대상 선정, 섭외·일정 잡기, 설문 작성, 인터뷰와 녹취, 녹취 풀어쓰기, 기사 작성과 출고 등 만만찮은 작업이었다. 그런 가운데 시의성, 흥미성, 지역성이란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인터뷰 대상자들의 속내와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베테랑 기자의 철저한 준비와 노련미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지역 사회를 움직이는 숨은 인물들을 가슴으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윤현주 지음/도서출판 해성/328쪽/2만 원. 김상훈 기자 n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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