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서 “숨을 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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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의 시위가 3일(현지시간)로 9일째를 맞았다. 전날 밤 이후로 미국 전역에 걸쳐 폭력 시위 양상이 진정되고 있는 데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양상도 잦아들고 있어 사태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백악관 인근 16번가에 모인 시위대는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내를 행진하며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함께 불렀다.


교황 ‘인종차별 반대’ 첫 언급
美 폭력시위 양상은 진정 기미
관련 경찰 4명‘ 2급 살인’ 기소


백악관 주위 도로를 차단하고 시위대와 마주한 경찰은 침묵을 지킨 채 합창하는 군중을 지켜봤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일부 시민은 시위대에게 물과 간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지에서도 시위가 열렸으나 폭력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고 주요 언론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등 전직 대통령들도 공개적인 목소리를 통해 평화 시위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이날 플로이드의 목을 약 9분간 무릎으로 찍어 누른 데릭 쇼빈에게 2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고, 알렉산더 킹 등 나머지 경관 3명을 2급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2급 살인 및 2급 살인 공모는 최대 40년, 우발적 살인 및 우발적 살인 공모는 최대 10년까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조지 플로이드 사태의 파장이 유럽에서도 번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공식 입장이 나오는가 하면 영국에서는 대규모 관련 시위도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수요 일반 알현 훈화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사회적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하거나 모르는 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는 플로이드 사망과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적 행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영국 경찰도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하원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충격적이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영국 주요 도심 건물은 전날에 이어 플로이드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자주색 조명을 밝혔다.

독일 정부도 플로이드 사건을 “끔찍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반인종차별주의 노선을 분명히 했다. 스웨덴에서는 2일 6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시위가 진행됐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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