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호텔업계, 기장 방긋·해운대 찡긋·원도심 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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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부산 호텔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지역마다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기장군 힐튼호텔 수영장(위)과 해운대의 한 호텔 라운지에서 바라본 해수욕장 풍경. 부산일보DB·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부산 호텔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지역마다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기장군 힐튼호텔 수영장(위)과 해운대의 한 호텔 라운지에서 바라본 해수욕장 풍경. 부산일보DB·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렸던 호텔업계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기대감은 커지지만, 부산 호텔업계 내에서도 권역별로 온도차가 극심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기장군 힐튼호텔은 6월 평균 객실 예약률이 80%에 육박한다고 4일 밝혔다. 주중을 제외하고 주말만 들여다보면, 예약률은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심대한 타격을 입었던 지난 몇 달간과 비교하면 수치가 급속도로 회복된 셈이다. 코로나로 문을 걸어 잠갔던 일부 객실도 여름철 손님 맞이를 위해 모두 가동하고 있다.

6월 객실 예약률 동서 격차 벌어져
힐튼 ‘코로나 프리’ 이미지 덕 80%
해운대지역은 개선됐지만 45~50%
서면 등 원도심은 20% 밑돌아 울상

힐튼호텔 관계자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는 청정지역 ‘기장’의 이미지가 예약률 증가에 한몫했다”며 “코로나 이후 트렌드가 FIT(개별자유) 관광으로 변했는데, 대형 수영장 등 이들을 겨냥한 호텔 내 각종 시설도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국내 여행 증가세에 힘입어 올여름 투숙객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해운대지역 호텔들은 예약률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파크하얏트부산, 부산웨스틴조선호텔, 파라다이스호텔부산 등은 6월 평균 객실 예약률이 대략 45~5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 비해 수치가 개선된 것은 맞지만, 아직 ‘여름 해운대’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 제주, 강원 등을 찾는 국내 자유 여행객은 확실히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마이스(MICE) 수요다. 해운대 호텔들의 주중 객실은 비즈니스맨들이 어느 정도 채워 줘야 한다. 수백 명씩 찾는 중국 제약회사의 인센티브 관광객도 한몫한다. 하지만 아직 국제회의나 전시회, 인센티브 관광 등이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전체 예약률이 빠르게 증가하지 못하는 것이다.

해운대지역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투숙객들이 코로나 관련 동향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 올여름 수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시그니엘 부산과 그랜드조선부산 등이 차례로 개장하면 해운대를 겨냥한 새로운 여행수요가 창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서면과 연산동, 원도심 등지의 호텔은 같은 부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5성급 특급호텔인 롯데호텔부산의 경우 6월 평균 예약률이 20%대를 밑돌고 있다. 와인 무제한 제공 이벤트, 뷔페 30% 할인특전 등 특급호텔로서는 이례적인 프로모션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손님몰이가 쉽지 않다.

가성비를 내세우며 중화권과 동남아 단체 관광객을 흡수하던 4성급 호텔들은 더욱 힘들다. 부산의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예약률 수치를 공개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실적 개선이 묘연한 실정”이라며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부산의 동서 격차가 관광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며, 코로나라는 위기 상황에서 한층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롯데호텔부산 김성한 대표는 “4월 말 황금연휴 기간에도 해운대 지역으로 여행 수요가 전량 흡수됐고, 도심 지역에서는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며 “주 고객층이 국내 출장자와 국내외 단체 관광객인 원도심권 호텔은 타격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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