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몰린 해수욕장, 야외클럽 된 수변공원 ‘방심 덮친 주말’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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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수칙 실종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께 찾은 부산 수영구 민락동 수변공원. 수많은 시민이 옹기종기 모여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 코로나19 사태 속 거리 두기 수칙이 실종된 모습이다. 김성현 기자 kksh@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께 찾은 부산 수영구 민락동 수변공원. 수많은 시민이 옹기종기 모여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 코로나19 사태 속 거리 두기 수칙이 실종된 모습이다. 김성현 기자 kksh@

지난 1일 개장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도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피서철 또 다른 명소인 민락수변공원은 아예 ‘야외 클럽’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젊은이가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기도 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등 감염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7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 지난 1일 개장 이후 7일(오후 1시 기준)까지 25만 9526명이 방문했다. 주말에만 10만 6000여 명이 해수욕장을 찾았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을 찾자, 해운대를 방문한 시민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운대·송정 주말 10만 명 방문

거리·식당가·카페 사람들 북적

민락수변공원 새벽까지 불야성

다닥다닥 붙어 앉아 춤추고 음주

마스크 안 쓰고 거리 두기 안 지켜


7일 오후 1시께 찾은 해운대해수욕장. 주말을 맞이해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해수욕장 호안도로를 가득 메웠다. 구남로 인근 해운대역에서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250m 구간에는 차량 수십 대가 뒤섞였다. 해수욕장 인근 주차장 중에는 오전에 이미 ‘만차’된 곳도 있었다.

또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는 신호마다 60~70여 명이 오가며 혼잡함을 더했다. 구남로 인근 유명 식당가와 카페 앞에는 줄 서서 대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해변은 물론 식당가와 카페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파라솔이 대여가 금지되자, 상당수 입욕객은 파라솔을 직접 가져와 해변에 직접 설치했다. 파라솔 아래의 4~5명의 피서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먹기도 했다. 개인 파라솔 등 차양 시설 설치 시 ‘2m 간격 유지 지침’을 따르지 않은 피서객들도 있었다. 입욕객은 물론 백사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여름철이면 또 다른 관광 1번지로 통하는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도 지난 주말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클럽, 감성주점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유흥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젊은이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야외 공원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9시 30분께 민락수변공원. 돗자리를 깔고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로 빈자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대다수 젊은 남녀가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는 몸을 부대끼며 춤을 추면서, 수변공원은 ‘야외 클럽’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이곳에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긴장감은 없었다.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수칙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가 30cm도 채 되지 않았다. 대다수가 다닥다닥 붙은 채 마스크를 턱에 걸치곤 몸을 부딪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인근 편의점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공원 곳곳에는 ‘새로운 일상생활 속 거리 두기, 2m 거리 두기가 어려운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필수’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수변공원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 최 모(26)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온 것 같다”며 “그러나 코로나19를 경계하는 모습이 전혀 없어 불안했다. 이곳에서 코로나19가 감염되기라도 하면 인근 상가와 주민들도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1일 개장 이후 해수욕장을 비롯해 주변 상가를 찾는 방문객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피서철이 본격화하면 해수욕장의 주말 방문객이 30만~4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와 각 구청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사실상 비상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방문객들의 마스크 착용, 생활 속 거리두기 등을 재차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해수욕장 등 관광명소를 찾는 방문객들은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고 거리 두기 수칙을 지켜야 한다”며 “각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소독 등 방역 집중과 방역 수칙에 대한 홍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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