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라한 부산 신성장산업… 산업구조 개편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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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신성장산업 부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뒤처지는 건 이미 예상한 바이지만, 동남권 다른 도시에 비해서도 크게 뒤떨어진다니 충격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신성장동력산업에 속한 총 11개 품목군의 지난해 수출 실적을 비교한 결과 부·울·경 지역에서 부산의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반면 울산과 경남은 각각 53.4%와 27.6%를 차지했다. 신성장산업 부문에 있어서 열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과도 그 격차가 너무 커 추격을 아예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무력감마저 들 정도이다. 부산의 해당 부문 수출 실적은 서울의 5분의 1수준이고, 인천과 비교해서도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명색이 제2 도시라는 부산의 초라한 현실이 그저 참담할 뿐이다.

인근 도시들에도 뒤지는 비관적인 미래
관건은 인재, 시와 산·학·연 총력 다해야

신성장산업 부진은 현재에 그치지 않기에 심각성이 더하다. 성장 가능성이 낮은 전통 산업 구조에 매달린 형태이기에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보다 더딘 발전은 사실상 퇴보나 다름없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시대적 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도시가 피폐해진 사례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그렇기에 부산도 다른 도시에 추월당하면서 영락을 거듭해 쇠락한 도시가 되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내 신성장사업 품목군 수출은 증가했는데 부산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대목은 참으로 뼈아프다. 외부 충격에 약한 취약성을 가진 경제 구조로는 불투명성이 높아지는 현대 경제에서 제대로 견뎌내기 어렵다.

이와 함께 전기자동차 관련 수출이 0.2%에 그쳤다는 점은 깊은 우려를 안긴다. 주력 산업에서 부진했다는 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아직도 얽매여 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제조업 흐름은 한순간에 바뀌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대부분이 전기를 연료로 하는 시대가 의식도 못 할 사이에 우리 앞에 도래할지 모른다. 이런 패러다임을 놓친다면, 지금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되레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해법은 산업구조개편이다. 하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성공 여부는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 그러나 신성장 산업과 관련된 인력들이 각종 이유를 대며 수도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지역 산업 구조개편에는 부산시와 지역 기업뿐 아니라 대학교의 참여가 절실하다. 지역 대학교들은 관련 학과와 우수 연구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갈수록 줄어드는 입학생 탓에 대학 소멸을 걱정하는 처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필수이다. 하늘길이 열리지 않으면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은 요원하다. 정부와 여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외치기 전에 비수도권의 이러한 신성장 산업 부진을 극복할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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