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약 계층 집단 감염… 지역사회 추가 확산은 막아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요즘 부산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행 상황은 시한폭탄을 보는 것처럼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어제는 신규 확진자가 14명이나 나왔다. 기존 확진자와 연쇄 접촉 과정에서 9명, 부산항 정박 러시아 어선에 머물던 인도네시아 선원 4명, 해외입국자 1명 등이다. 이날 지역 발생 확진자 수는 전국에서도 가장 많았다. 이처럼 부산에서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한 게 168일 만이라니 깊은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대구와 수도권에 이어 제3의 집단 발병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기우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갈수록 정체 바꾸는 코로나19에 당혹
거리 두기, 손 씻기 등 기본에 충실하길

최대 난제로 깜깜이 감염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부산의 경우 감염원의 감염 경로가 아직 불분명한 데다 그와 접촉한 사람들 중에서 확진자가 속속 생겨나는 실정이다. 지역 확진자 중에 174번 확진자와 연관돼 감염된 사람과 그로 인해 발생한 2차 감염자들이 포함돼 있다. 이런 깜깜이 n차 감염은 경로 파악이 어려워서 감염자가 크게 늘 수밖에 없다. 취약 계층이 쉽게 감염병에 노출되는 양상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제 지역 확진자들은 평생교육 과정의 하나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이 학력을 취득하는 부설 고등학교 학생과 그들의 가족이었다. 외국 선원들도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선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갈수록 모양을 바꾸거나 정체를 감추면서 추적을 어렵게 하니 그저 난감할 따름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바이러스 중에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바가 없는 3건의 변이가 발견됐다는 사실도 그중 하나이다. 이 변종이 현재 박차를 가하는 백신 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모골이 송연해진다. 코로나19의 무증상 환자와 증상 환자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방역 당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의 증상이 너무나 흡사해 의료 체계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경고도 더욱더 마음을 무겁게 한다. 모두 그동안 세운 각종 보건 당국 대책들을 무위로 돌릴만한 악재들이다.

현재 부산 지역의 처지는 갈수록 태산이다. 장마가 끝나면 더 많은 피서객이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게 된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또 이들이 지역 명소나 유흥업소로 돌아다닐 게 뻔하다. 방역 당국으로선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포기해선 안 된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손 씻기를 권장하고 3밀(밀폐, 밀집, 밀착)을 피하도록 계도에 나서야 한다. 개개인도 코로나19 방역을 일상사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마땅하다. 취약 계층에 대한 특별 조치는 필수이다. 공공보건의 성과는 자력으로 버티기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돌보는 데서 나온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