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틀 깨려면… 다르게 바라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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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륜성 큐레이터

부산 금정구 회동동의 옛 회동초등학교 폐교 자리에 들어선 부산시교육청 창의공작소. 현재 이곳에서는 ‘거꾸로 바로보기…코페르니쿠스 상상놀이’를 주제로 ‘2020 창의공작소 지역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폐교 입구와 3~4층 복도 등의 공간에 부산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이색적인 이 전시회는 지난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1년 동안 이어진다.

'창의공작소 지역작가 초대전' 기획
'거꾸로 바로보기' 이색 작품 선보여
"직관 키우는 차별화된 전시 이어 갈 것"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홍륜성 큐레이터는 “생각의 틀을 깨는 즐거운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유연한 시선’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 큐레이터는 창의공작소와 전시회 개최 협약을 맺은 (사)한슬미술공예협회 기획실장도 맡고 있다.

“처음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그동안 자신이 알던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관람객들이 작가들의 치열하면서 창의적인 사유를 담은 작품들을 보며 물구나무서기를 한 것처럼 또다른 생각과 시선의 흐름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전시회에 선보인 작품들은 모두 14점. 홍 큐레이터는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30~50대 대표 작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 작가들은 학생과 시민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체험을 선사하고 싶다는 전시 취지에 공감해 자신들의 대표작을 선뜻 내주었다. 전시작은 강유진의 ‘창이·작이·소이’, 김경화의 ‘공구들’, 김소영·박정우의 ‘SILENCE’, 김소영의 ‘우아한 신체’, 김수연의 ‘사람풍경’, 김희종 ‘너의 이름은?’, 노철민 ‘거꾸로 보는 ’새‘상’, 배선주의 ‘핑크빛 미래-반도체 이미지’, 송지영 ‘Imaginary Friends’, 윤필남 ‘일상의 실루엣’, 이민걸의 ‘Color Code 시리즈’, 이정민 ‘상상+’, 최아영 ‘곰 이야기’, 표지현 ‘Hanging Bird’ 등.

“참여 작가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구입 예산이 충분치 않다보니 사실상 기증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교육이나 평생 교육이 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고 싶다는 작가들의 선한 소망을 이 전시회에 담았습니다. 실험적인 요소가 강한 이번 전시회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부산시교육청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홍 큐레이터는 기회가 된다면 ‘K-팝’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개최하고 싶다고 밝혔다. 회동초등학교가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모교인만큼 이곳에서 ‘K-팝’ 미술 전시회를 연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것. 특히 이런 전시회는 미술이 줄 수 있는 ‘시선 놀이 효과’를 한층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예술학을 전공한 홍 큐레이터는 전업주부 출신의 ‘늦깎이 전시기획자’이기도 하다. 그는 “타인을 더 많이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미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지역 작가들을 응원하면서 관람객들의 직관도 키울 수 있는 차별화된 기획 전시회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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