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 무용지물 수영구 빗물저장소 부산시 전격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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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빗물저장소. 연합뉴스

속보=지난달 폭우에 200억 원짜리 우수저류시설(빗물저장소)을 가동하지 않은 부산 수영구(부산일보 8월 5일 자 1면 보도)에 대해 부산시가 감사에 착수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빗물저장소를 관리하는 수영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위는 폭우 당일 빗물저장소가 작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빗물저장소는 집중 호우 때 빗물을 저장했다가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외부로 보내는 장치다. 수영구 빗물저장소는 수영중학교 운동장 인근 지하에 있으며 총 1만 7900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수영구 빗물저장소는 지난달 23일 폭우 때 부산지역 빗물저장소 12곳 중 유일하게 가동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영구 자모여성병원과 광안리 일대 주택, 상가 수십 곳이 침수돼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감사위는 또 폭우 당일 빗물저장소가 수동으로 운영된 점을 놓고 관리자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빗물저장소는 자동으로 운영된다. 우수 관로의 수위가 일정 정도 차면 빗물저장소가 자동으로 열려 폭우에 제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도 수동 대신 자동 운영을 권고하고 있다. 수동일 경우, 관리자가 수위 상황을 지켜보다가 직접 열어야 한다.

감사위 관계자는 “빗물저장소 운영 방식을 수동으로 전환했으면, 상황을 감시하며 수위가 올라오면 작동하도록 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수영구의회도 감사 결과에 따라 임시회기에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편 수영구는 지난달 폭우 이후 빗물저장소 운영을 자동으로 전환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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