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올해 경제 선방”… 野 “혼자만의 생각”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다주택 고위 참모진 교체에 이어 ‘코로나19’ 대응 등과 관련한 정부의 성과를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부동산 국면 이후 국정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시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실상’을 알려 여론 반등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면서 특히 지난 10일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11일 국무회의서 경제 성과 호평
전날엔 ‘집값 상승률 둔화’ 언급
연일 여론 반등 노린 발언 이어가
야권, 文 부동산 관련 발언 맹폭
김종인 “정책 효과는 국민이 판단”
문 대통령은 1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주재한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서 “경제에서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으로 OECD 37개국 중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올해 경제 성과를 호평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과 함께 6개월 넘게 코로나와 끝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국민들께서 방역의 주체가 되어 주신 덕분에 우리는 국경과 지역봉쇄 없이 방역에서 가장 성공한 모범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집값 진정’ 발언에 대해 “최근 한 달 동안 집값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6일 발표된 주택가격 상승률은 0.11%였다”며 “나흘 뒤 7·10대책이 나왔고 7월 13일 발표된 상승률은 0.09%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3일에도 상승률은 0.04%를 기록했다. 실제로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임대차 관련 법안 등 정부의 부동산 해법을 긍정 평가하면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가 이날 문 대통령 발언을 증명하기 위해 제시한 근거가 한국감정원 통계라는 점에서 ‘유리한 통계만 취사선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올 6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국감정원 통계를 근거로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KB 주택가격 동향, 한국은행, 통계청 발표자료 등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집값이 34% 상승했다”면서 김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은 전날에 이어 문 대통령의 집값 관련 발언을 맹폭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한 질문에 “그건 문재인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이라고 일축하며 “부동산 정책이 과연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없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대통령 혼자 안정된다고 해서 부동산이 안정화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크게 상처받은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신문도 안 보고 여론 청취도 안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난 민심을 수습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문 대통령이 진심으로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장관과 참모들을 경질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