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2차 대유행 조짐… 지역감염 차단에 사활 걸어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발생 수가 20~40명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103명을 기록한 후 연이어 166명, 279명으로 폭발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가 한창 기세를 올리던 3월 초 수준이어서 사실상 2차 대유행으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양상이 더 우려되는 건 수도권 중심으로 퍼지는 데다 진원지를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이태원 클럽, 물류센터 등 감염 시설이나 활동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리되면 접촉자 추적 등 역학 조사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최근 14%로 치솟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도권서 넘어오는 감염 막는 게 과제
워터파크용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필요

우려되는 건 이것만이 아니다.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에서 주로 발생하다 보니 바이러스 전파력이 무척 강하다는 사실이다. 수도권의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비수도권과 달리 1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나타내는 이 지표에서 1을 넘으면 기하급수적인 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이에 따라 어제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2주간 타 시·도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이제 수도권에서 넘어오는 감염병을 어떻게 막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끼어 있어서 되레 코로나19가 더 번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역에는 연휴를 맞아 수도권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비록 마스크를 꼈지만. 워낙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다 보니 불안스러운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 부산·경남 지역 코로나19 전파자가 서울을 방문했던 지역 주민이었던 경우가 근래에 있었기에 그런 시선을 군걱정으로만 여길 일이 아니다. 따라서 부산시와 지역 방역 당국은 철도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 대한 방역을 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게이트 일부에 설치된 열 측정 화상 카메라 수를 대폭 늘려야 마땅하다. 피서철을 맞아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워터파크용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번 대유행은 방역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했기에 발생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발생 수가 50명대에 이르렀을 때 조치 강화를 주장한 전문가들의 말을 당국이 귓등으로 흘려들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도 긴장감이 풀어졌는지 거리 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져 버렸다. 이제는 다시 허리띠를 조여야 한다. 진정한 세계 최고의 모범 방역국이 되려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안 그러면 정말 방역 제방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