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주변 발 디딜 틈 없이 붐벼도 빨간불 안 뜨는 ‘해수욕장 신호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말인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지난 황금연휴 때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피서객 60여만 명이 몰려도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은 여전히 초록색을 나타내 ‘측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인다.

17일 오후 9시 해운대구 구남로. 전국에서 온 피서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도로 옆으로 즐비한 술집과 가게는 손님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고, 거리의 관광객들은 끼리끼리 뭉쳐 다니며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았다. 한적한 백사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황금연휴 60만 명 몰린 해운대
백사장만 측정한 탓에 ‘초록불’
주변 시설 더 찾는 추세 반영 못 해

하지만 이들 모두 해수욕장 신호등 방문객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해수욕장 신호등은 2m 거리 두기를 전제로 한 것으로 백사장 면적 약 4㎡당 1명 이하면 초록색, 1명 이상이면 노란색, 2명 이상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즉 백사장 위에 있는 피서객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인근 호안도로나 번화가를 찾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은 각 구·군이 측정하는 해수욕장 방문객 측정 기준과도 차이가 있다. 현재 해운대구의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 집계는 백사장, 호안도로, 구남로에 있는 사람도 모두 포함한다. 광안리해수욕장 역시 백사장을 포함해 민락해변공원, 남천해변공원, 테마거리까지 포함된다.

결국 해수욕장 혼잡도 신호등은 백사장보다는 주변 인프라로 인파가 몰리는 최근의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광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수욕장 입수를 꺼리고 있고, 백사장 내 마스크 착용 단속도 심하다 보니 인근 호안도로나 번화가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17일 연휴 기간 해운대해수욕장에는 61만 5903명이 찾았지만, 해수욕장 신호등은 초록색이었다. 같은 기간 광안리를 제외한 부산지역 해수욕장 6곳 모두 초록색을 나타냈다.

광안리는 3일간 총 54만 6000명이 찾았고, 매일 저녁 5시간 정도 노란불로 바뀌었다. 이는 백사장과 호안도로 가게가 왕복 2차 사이를 두고 밀접하게 붙어 있어, 인근 가게를 찾은 인파를 백사장 방문객으로 착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수부의 방문객 측정 방식이 각 구·군에서 측정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