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배우 박규영

부산 출신 배우 박규영(27)이 옹골찬 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드라마 ‘녹두꽃’과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톡톡 튀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더니, 최근 종영한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선 한층 깊은 감정선을 펼쳐 안방극장 블루칩으로 우뚝 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규영은 “매 작품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며 “팬들이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 주셔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 ‘사이코지만…’ 남주리 역
미움 받을 용기 없어 감정 숨기는 편
해운대 고향, 대학 때 ‘JYP’에 캐스팅
부산 가족의 응원이 연기의 원동력

박규영은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남주리’ 캐릭터가 유난히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주리는 ‘괜찮은 정신병원’ 7년 차 간호사. 일에는 프로지만,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서툴고 순수하다. 박규영은 “직업도 환경도 다르지만,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 꽤 비슷하다”고 했다. 박규영은 “실제로도 미움을 받을 용기가 없어서 그런지 감정을 숨기고 절제하는 편”이라며 “주리를 연기하면서 좀 더 솔직하고 시원하게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상대의 무의식적인 행동이나 말투에 상처를 받은 경험이 많다.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매사 꾹꾹 참기만 하던 주리가 술에 취해 본심을 털어놓는 장면에 더욱더 눈길이 간다.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한 주리도 술에 취했을 때만큼은 모든 걸 터뜨려 보고 싶었어요. 이 부분은 저와 달랐어요. 제 주사는 평범하거든요. 잠이 오거나 웃음이 많아지는 편이에요.”

이번 작품은 사랑을 바라보는 박규영의 가치관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박규영은 “이번 작품의 주리는 ‘프로 짝사랑꾼’”이라며 “촬영 내내 외로웠는데 나중엔 주리도 새로운 사랑을 찾아 다행이다. 결말엔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좋다고 대답을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면서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단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만나는 게 나에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소망도 생겼단다. 박규리는 “다음 작품에선 사랑을 듬뿍 받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에서 느낀 외로움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부산 해운대구가 고향인 박규영은 부산외고 졸업 후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왔다. 연기의 길은 대학 시절 주간지 ‘대학내일’ 표지 모델로 나선 뒤 JYP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되면서 자연스럽게 꿈꾸게 됐다.

이후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추리의 여왕 2’, 영화 ‘레슬러’ 등에서 대중과 만났다. 박규영은 “처음 소속사에 들어갔을 때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기하고 설레는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참 용감했구나’란 생각이 든다. 지금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제가 기댈 수 있는 편안한 곳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을 볼 수 있고, 맛있는 엄마 밥도 먹을 수 있잖아요.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고요. 고향에서 받은 힘을 원동력 삼아 열심히 연기할 테니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남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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