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야 ‘매머드급 대변인단’ 꾸리고 ‘여론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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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야가 시당위원장 교체 후 이례적으로 ‘매머드급’ 대변인단 구성 경쟁을 펼쳐 눈길을 끈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이 무려 17명에 달하는 대규모 대변인단을 꾸리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9명의 대변인단을 꾸리며 ‘맞불’을 놓았다. 부산 여야 정치권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주요 선거를 앞두고 여론전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19일 박재호 신임 시당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첫 당직 인사로 신임 대변인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통합, 17명의 대변인단 구성에
민주, 19명의 대변인단 ‘맞불’
새 시당위원장 체제 후 불붙어
내년 시장 보선 등 주요 선거 대비
지역 표심 잡기 홍보 우위 노려

수석 대변인으로 수영구 지역위원장인 강윤경 변호사가 임명됐으며, 대변인으로는 고대영, 이현, 김태훈, 김민정, 구경민 시의원 등 5명과 금정구의회 조준영 부의장이 공동으로 선임됐다. 시당은 SNS 등 온라인 여론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김삼수 시의원을 온라인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시당은 이와 함께 20~30대 젊은 기초의원 10명을 부대변인단에 전진 배치했다. 지역별 현안 대응은 물론 SNS 등 온라인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이다. 부대변인으로 중구의회 강희은 의원과 동래구의회 천병준 의원, 연제구의회 이의찬, 정홍숙 의원, 금정구의회 박근혜, 이재용 의원, 사하구의회 강남구 의원, 사상구의회 정춘희 의원, 남구의회 박구슬, 김근우 의원과 수영구 지역위원회 조선민 청년위원장이 선임됐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이번에 인선한 대변인단은 모두 19명에 달한다. 박재호 시당위원장 취임 이전인 전재수 시당위원장 당시 대변인단이 7명(공동대변인 2명, 부대변인 5명)이었다는 점에서 조직의 규모와 역량이 대폭 강화됐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시의원, 구의원까지 정치적 계층을 다양화했고, 주로 20~30대 젊은 층으로 대변인단을 구성했다”며 “박재호 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젊은 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례적으로 SNS 등 온라인 여론을 담당하는 온라인 대변인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 지역 젊은 층의 주요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 청년 일자리와 인구 유출 문제, 지역경제 위기 등에 대한 여론을 살피고 시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매머드급 대변인단을 구성한 것은 앞서 이달 초 통합당 부산시당이 대규모 대변인단을 꾸린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통합당 부산시당은 지난달 31일 김희곤 국회의원을 수석대변인으로, 전·현직 지방의원, 대학 겸임 교수, 자영업자 등 공동대변인 4명과 부대변인 5명으로 구성된 대변인단 1차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5일 구의원과 전직 시의원 등 부대변인 7명을 추가 인선해 모두 17명에 달하는 대변인단을 꾸리며 선수를 쳤다. 전임 시당위원장 때 수석대변인 1명, 대변인 2명, 부대변인 7명 등 10명에서 대변인단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다.

이에 박재호 민주당 시당위원장은 최근 부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당을 넘어서는 수준의 대변인단 구성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시당 대변인단은 지역 현안, 정치 이슈와 관련한 홍보 활동과 여론전을 펼치는 핵심 조직이다. 부산 여야의 사령탑인 시당위원장이 새롭게 부임한 뒤 경쟁적으로 대변인단 강화에 나선 것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후년 대선, 지방선거까지 주요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폭넓게 읽고 선제적이고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과 사퇴로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하지만 후년 지방선거에서 핸디캡 없이 시장 선거를 치르고, 지금과 같은 압도적인 지방의회 권력을 수성하기 위해선 여론전이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통합당은 내년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후년 지방선거까지 그 분위기를 이어 가기 위해 여론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앞서 민주당 박재호 시당위원장과 통합당 하태경 시당위원장은 지역 핵심 현안이지만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지방분권의 현주소와 추진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는 등 지역 현안 챙기기 경쟁도 벌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부산 여야 대변인단의 규모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여야가 경쟁적으로 대변인단의 질과 양을 확대한 것은 잇단 중앙과 지역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다음 선거를 앞두고 여론전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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