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100만 독자 시대를 맞아 엎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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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편집국 디지털에디터

율곡 이이는 임진왜란을 앞두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했고,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는 100만 대군을 호령했다.

특정 숫자가 주는 마력은 그 위력이 대단한데 그것이 수십만, 수백만처럼 어정쩡하지 않고, 딱 떨어지는 구체성을 지닐 때 더 힘을 지닌다. 선명함 때문이다. 십수만 명보다 15만 4329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상대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시대 맞은 부산일보
100만 독자와 호흡하며 분발
 
‘친구들’ 많아질수록 책임감
맑고 정의로운 사명감으로
1000만 독자 시대로 나아갈 터

대학 신입생 아들이 용돈을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얼마를 더 원하느냐고 물으니 ‘몇만원 정도’라고 얼버무린다. 뭐에 얼마, 뭐 하는 데 얼마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하라고 다그쳤다. 기왕에 용돈을 더 줘야 하는 상황이면, 생색도 좀 낼 요량이었다. “그래서 5만 원이면 되겠냐?”라고 목소리를 좀 키운 후 월 15만 원의 용돈을 주고 있다. 대학생인데 너무 적지 않느냐고 아비를 나무랄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별도의 5만 원 한도 동백전 카드를 주는 데다가 온라인 수업을 하기에 교통비도 필요 없으니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대학생 두 명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현실적인 경제 사정도 고려했다.

<부산일보> 독자가 일단 수백만 명에 이르렀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수백만 독자와 소통하는 부산일보를 자랑해 볼 참이다. 일전에 서울에서 발행하는 한 보수 신문이 독자가 천만 명이 넘는다며 자랑하는 것을 보고 ‘튀겨도 너무 뻥튀긴 것 아닌가’하고 속으로 비웃은 적이 있는데 비슷한 처지가 돼 버렸다. 그렇지만 자랑이 막 하고 싶고,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은 욕심이 난다.

우선 부산일보는 종이로 발행하는 신문이 14만 4073부다. 지난해 ABC(부수공사)의 공시부수다. 여기에 부·울·경 지역신문 중 유일하게 네이버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부산일보는 모바일 채널 독자로 97만 2457명(8월 18일 기준)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모바일 독자는 매일 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남녀노소가 소통하는 SNS 페이스북 독자(팔로어)는 10만 4427명(8월 19일 현재)이다. 페이스북의 고정 팔로어는 겨우(?) 10만 남짓이지만, 부산일보가 제공하는 페이스북 기사 적극 참여자는 지난 한 주 동안 53만 1739명에 이른다. ‘좋아요’나 퍼 나르기를 하는 등 적극적인 기사 참여자가 그렇다.

일부 공중파 방송 등에서 굳이 ‘너튜브’라고 말하는 유튜브 부산일보 구독자는 7만 4795명이다. 고정독자는 이 정도지만 이 역시 주요 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절찬리에 연재하고 있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의 증언록 ‘살아남은 형제들’ 시리즈는 관심도 측면에서 단연 압권이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김대우 씨를 인터뷰한 살아남은 형제들 시리즈 2편 ‘부전역 앞에서 형이랑 놀다 세 번 잡혀갔어요’란 영상은 19일 현재 99만 4878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리즈 13편 피해자 박순이 씨를 만나 들은 증언 기록물인 '그게 성폭행인 줄도 모르고, 멍청한 것들이'는 페이스북에서 188만 8150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이외에도 부산일보 유튜브 서브 채널인 '다비줌'(모두 다 보여 준다는 경상도 사투리를 활용해 만든 채널 이름)의 간판 코너 '날라-Lee'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다비줌은 1000명에서 16명 모자라는 984명의 독자를 확보 중이다. 곧 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믿는다. 반려동물 전문 채널인 '펫플스토리'도 190명의 독자를 확보하고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성지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도 5771명이다. 트위터의 팔로어도 6만 4669명이다.

워낙 다양하고 가짓수가 많은 형태의 독자들이 존재하다 보니 자료 정리가 쉽지 않았다. 빠트린 부분도 많다. 하지만 모두 <부산일보>를 매개로 연결된 독자이니 공식화된 ‘부산일보의 친구들’을 일일이 불러 보았다. 놀랍게도 최근 부산일보의 각종 콘텐츠를 사랑해 준 이들이 무려 478만 2130명인 셈이다. 주요 매체별 주 구독자만으로 한정하더라도 136만 7363명의 독자가 부산일보와 호흡하고 있으니 새삼 어깨가 무겁다.

정예병 10만 명만 있었더라면 왜병에 짓밟히지 않았을 것이었다. 100만의 대군이라면 능히 천하를 호령했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100만을 넘어선 부산일보의 독자가 뒷배가 되니 무척 든든하다. 한편으로는 사뭇 두렵다. 한 줄의 기사가 더 신중해야 하고, 한 장면의 사진이 더 정확해야 하며, 한 컷의 영상이 더 정의로워야 한다. 넘치는 사랑에 부끄럽지 않을 다짐을 한다. 더욱 사랑해 주시라. 



jaehee@ 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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