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직격탄 맞은 동남권 경제, 특단 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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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경제적 위상이 날로 추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안 그래도 서울 등 수도권에 밀려 주력 산업과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어 가는 지역 경제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과 관광마저 꽉 막히면서 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전국의 다른 곳에 비해 동남권에 유달리 도드라진 것으로 진단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동남권 지역 경제가 위기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기존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첨단산업을 조속히 유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수출 등 감소 폭 전국 평균 크게 웃돌아
신성장산업 등 향후 발전 가능성도 암울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하던 올 4~6월 부산의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10.5%, 울산은 13.6%, 경남은 15.1% 줄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소 폭 5.1%와 비교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동남권 지역 경제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수출도 해당 기간 전국의 감소 폭은 20.3%인데 비해 부산은 30.9%, 울산은 39.9%, 경남은 26.5% 각각 줄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서비스업도 운수, 도소매, 숙박, 음식점 등에서 전반적으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나쁘다.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지역 경제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국제관광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으로선 더 큰 우려가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시 회복 기미를 보였던 관광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패닉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 상품 취소 문의가 큰 폭으로 늘고, 신규 예약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관광업계는 올 상반기 누적 피해액이 5조 9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 피해액의 상당 부분이 부산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관광업계의 경우 최근 강원도 등에 밀리는 등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라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상황을 반전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향후 발전 가능성을 봐서도 동남권 경제의 미래는 암울하다. 지난해 부산의 신성장산업 품목군의 수출 실적은 25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126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 인천(112억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울산과 경남은 부산보다 사정이 낫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각각 58억 달러, 40억 달러에 그쳤다. 동남권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취약하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인 동남권 경제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될 일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해당 지자체와 지역의 경제계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동남권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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