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오라고 할 수도, 오지 마라고 할 수도…” 대학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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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대부분 대학들이 2학기부터는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로 함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들이 개학에 맞춰 속속 입국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입장에서는 유학생 공항 픽업부터 2주 격리, 학생 관리 자체도 부담인데, 최근 국내 코로나19 상황까지 급격히 나빠지면서 걱정과 불안이 겹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학생들을 오라고도, 오지 말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경대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 2100여 명(졸업예정자 포함) 중 1300여 명이 방학 기간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있었고, 9일까지 300여 명이 2학기 수업을 위해 입국했다. 부경대는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 픽업, 2주 기숙사 격리, 매일 발열체크 등 유학생 전담 관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2학기 개강 앞두고 속속 입국
전담관리 부담에 수업방식 고심

동서대의 경우도 2학기 유학생이 103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430명가량은 한국에 계속 있었고, 들어와야 할 600여 명 중 50명 정도가 입국했다. 동서대 관계자는 “550명 정도가 추가로 2학기 수업을 위해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한국과 그 나라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 실제로 얼마나 들어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최대 9월 말까지는 기다려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아예 유학생들의 2주간 격리 기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2과목 6학점 동영상 수업까지 들을 수 있게 했다. 격리기간 중 학생들이 취득한 학점은 본인의 전공학과와 관계없이 졸업학점에 필요한 전공 또는 교양학점으로 인정해 주기도 한다. 유학생이 많은 다른 대학들도 학생들의 입국 여부와 입국 날짜 등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끙끙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업을 듣기 위해 한국에 오겠다는 학생을 대학이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오라고 환영해 줄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엔 대학이 떠안아야 할 책임과 부담이 너무 크다. 가뜩이나 수업의 질, 등록금 반환 문제 등의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대면·비대면 병행 수업 방안을 수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 음식 상하지 않게 매 끼니를 챙겨 넣어 주고 매일 방호복을 입은 채 체온 체크를 하러 가는 데, 최근 국내 상황이 나빠져 격리 이탈자나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17일부터는 방역수칙을 어긴 외국인 환자의 경우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해 이에 대해서도 유학생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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