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루 14명 증가, 폭염 속 생활 방역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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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 집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경찰이 당시 현장 질서유지를 담당했던 대원 7600여 명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여부 전수조사에 나섰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경찰 관계자 등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부산에서도 하루 두 자릿수로 환자가 증가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는 19일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총 14명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1명, 광화문 집회 참가자 2명 등 모두가 해외 입국 사례가 아닌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지난 11일 14명에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다.

광화문 집회발 지역 감염 확산
밀폐된 환경 코로나 위험 가중
식당 등 테이블 줄이고 배달만
KF94 마스크 구매 다시 늘어
예정된 결혼식도 간소화 추세

특히 폭염이 연일 계속돼 에어컨을 켠 실내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방역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위를 피한 실내 활동 위주의 생활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밀접·밀집·밀폐 환경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19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한 은행 안 의자들은 빈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은행 업무를 마치고도 한 자리씩 차지해 한참 동안 머물렀다. 대부분이 뙤약볕을 피해 한동안 더위를 식히려는 모습으로, 거리 두기는 실종됐다. 인근의 커피숍과 아이스크림 매장도 삼삼오오 짝을 지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부산에서도 확산 세가 심상치 않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8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 일부 영업장은 선제적인 대비에 나섰다. 일부 커피숍과 식당은 거리 두기를 위해 일부 테이블과 의자를 치웠다. 19일 서면의 한 커피숍 구석에는 의자와 테이블 20여 개가 쌓여 있었다. 그중 한 의자에는 ‘좌석 이용이 불가하오니 고객님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카페라 평소 손님이 많은 곳이지만, 테이블 사이 간격을 두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을 막은 것이다.

부산 남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44) 씨는 19일부터 방문 손님 대신 배달 주문만 받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제할 수 있겠느냐”며 “식당에서 전파되는 사례가 많은 데다 환자가 발생하면 낙인이 찍히기도 해 배달만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마스크 구매도 늘고 있다. 공급 물량이 많아져 ‘마스크 대란’은 이미 끝났지만, 확산 세가 심상치 않자 비축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김 모(32) 씨는 “한동안 구매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 같아 최근 KF94 마스크 3박스를 샀다”며 “비말 차단 마스크를 쓰다가 더욱 성능이 좋은 마스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결혼식도 간소화하는 추세다. 다음 달 초 경남 창원에서 결혼식을 앞둔 박 모(34) 씨는 “올 4월 예정했던 결혼식을 5개월 미뤘는데, 더 이상은 늦출 수 없어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를 것”이라면서 “결혼식 참석 인원을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한 상황이 오면 기념사진을 생략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19일 오후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을 통해 "지금 감염 확산 세는 제2의 신천지 사태라고 불릴 만큼 강력하고 빠르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자세로 방역수칙을 지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영·박혜랑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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