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코앞인데 존재감 없는 ‘오륙도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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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의 지역 화폐인 ‘오륙도페이’가 이달 말 출시된다. 부산에서는 동구의 ‘e바구 페이’에 이어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두 번째 지역화폐이다. 그러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가맹점주들에게 외면받고 있고, 부산시 지역 화폐인 ‘동백전’과 연계도 되지 않아 실패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 남구는 1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말 ‘오륙도페이’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오륙도페이는 남구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선보인다. 체크카드형 화폐는 이달 말, 종이 상품권형은 다음 달 중 출시된다. 오륙도페이는 가맹점 가입을 마친 남구 소재 음식·소매점 등에서 사용 가능하며, 월 40만 원 한도로 사용 금액의 8%를 돌려준다. 그러나 체크카드 출시가 일주일 남짓 남았으나, 현재 가맹점 수는 턱없이 적다. 24일 현재 오륙도페이 가맹점은 1800곳으로 남구 전체 해당 업소 1만 3000곳의 13% 수준이다.

부산 남구 지역화폐 8월 말 출시
가맹점 확보 13% 수준에 그쳐
인센티브 없어 가맹점주 외면
동백전 연계 안 돼 활성화 한계

이처럼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실제로 가맹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사용 금액의 8%를 돌려받지만, 가맹점주는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대다수는 오륙도페이가 실질적으로 가게 매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예산이 부족하면 동백전처럼 인센티브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이 가게마다 들러서 오륙도페이에 가입하라고 하지만 지금으로선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동백전도 예산이 부족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걸 보고 상인들은 기대 심리 자체가 없다. 솔직히 일회성 예산 낭비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륙도페이가 동백전과 연동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역 주민들은 오륙도페이와 동백전의 캐시백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없다. 인천시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지역 화폐 활성화를 위해 시와 구 단위의 캐시백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오륙도페이는 부산 최초로 ‘상품권형 종이 화폐’를 함께 출시하지만, ‘상품권 깡’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일부 주민들이 상품권형 종이 화폐를 일정 수수료를 내고 현금으로 바꿔 사용할 경우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송지현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는 "오륙도페이는 현재 국비 지원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구비로만 운영돼 장기적으로 보면 실효성에서 한계가 있다"며 "지역화폐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동백전과 연동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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