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종이인 줄 몰랐다”고 한 독특한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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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일 ‘페이퍼 워크’전

김찬일 작가의 ‘Line’. 갤러리미고 제공

종이 위에 세상에 없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다.

김찬일 작가는 “정확하게 말하면 종이 위에 새로운 ‘오브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의 개인전 ‘페이퍼 워크’가 9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미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종이 위에 선들이 굵은 그물처럼 엮이고 가죽이나 철판이 얇게 펼쳐진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가진 작품을 보여 준다. 김 작가는 연필, 목탄, 콩테로 드로잉을 하는 보통 작업과 달리 평범한 종이에 구멍을 뚫거나 유화 물감을 바르고 긁어내면서 나오는 효과들로 독특한 질감을 가진 평면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는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기 위해 여러 물질을 섞다가 새로운 물질을 만든 것과 같이 나만의 안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가죽이나 금속 플레이트를 얇게 펼친 것처럼 보이는 작품은 돌가루가 들어간 안료를 종이 위에 바른 것이다. 김 작가는 반짝이는 가죽이나 은판 같은 기묘한 질감으로 재탄생한 종이 위에 펀칭기로 구멍을 냈다. 구멍들은 또 하나의 선이 되어 새로운 물질의 면 위에 그림을 그린다. 그의 작품을 보면 종이의 변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김 작가의 ‘탈회화’ 작업은 작가들도 착각하게 만든다. 많은 이가 “종이인 줄 몰랐다”고 말한단다. “내 작품이 일반적으로 그린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이 위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오브제를 보여 주는 것이 목표다.” ▶김찬일 개인전 ‘Paper Works’=9월 4일까지 갤러리미고. 051-731-3444.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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