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도 코로나 감염 초비상… 시민 방역 협조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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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여기 더해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거나 역학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불분명 환자’ 비율이 21%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제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는 299명을 기록해 닷새 만에 300명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어느 때보다 위험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어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2.5단계로 격상했다.

공동체 안전 해치는 행위 용납 안 돼
모든 구성원 방역 수칙 철저한 준수를

부산의 경우 신규 확진자는 최근 사흘 사이 6명→6명→4명으로 감소 추세다. 그러나 단순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엊그제 해운대온천센터의 확진자들과 접촉한 사람이 1500명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명단을 알 길이 없다. 언제 터질지 모를 감염 뇌관 앞에서 지역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어제는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확진자가 또 나왔다. 부산에서 대규모 확산 주범으로 꼽히는 러시아발 유입이 끊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울산에서 엊그제 확진자 3명이 발생한 데 이어 어제도 5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주말 동안 8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최근 일주일 새 20명이 감염된 거제 등 경남 지역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수도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지금 어느 때보다 초비상 상태다.

이 엄중한 국면에도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의료계와 일부 종교계의 일탈이 멈추지 않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의료계는 엊그제 집단휴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첫 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자 재투표를 거쳐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다음 달 7일 3차 무기한 총파업 결행을 예고한 상황이다.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전국 곳곳의 교회들도 기가 막히긴 마찬가지다. 언론 보도를 보면, 어제 부산의 42개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고 한다. 3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바 있는 대구의 한 교회에서도, 사흘 전에 고발된 광주의 한 교회에서도 대면 예배가 버젓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비대면 예배가 어째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방역 수칙을 거부하는 무책임한 행동들은 ‘깜깜이 감염’을 더욱 확산시킬 수밖에 없다. “지금 추세라면 하루 800~20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의 경고를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코로나 대유행을 막으려면 모든 구성원의 각성과 협조가 절대적이다. 부·울·경 지역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거리 두기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실천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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