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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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다] 7. 전립선암 /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

전립선암 초기에는 수술을 하지만 진행된 암은 우선 호르몬 치료를 시행한다. 하홍구 교수가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하홍구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에서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모두 능하다. 전립선암 수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요실금과 발기부전 발생 빈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해 대한비뇨의학과 국외 부문 최우수학술상을 수상했다.

2017년 기준 남성 암 5위서 4위로
육류·유제품 섭취 등 식생활 영향
한국인은 서구인 비해 악성 많아

PSA가 10ng/mL 이하면 초기암
로봇수술, 시간 단축 합병증 줄여
전이암은 호르몬 치료 후 항암 치료


-전립선암은 발병률 자체도 높지만 2000년 이후에는 증가율도 꾸준하다. 어느 정도이고, 이유는 무엇인가.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은 발생률이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전립선암과 유방암 등은 증가 추세다. 2009년 이후로 전립선암은 연평균 1.6%, 유방암은 4.6% 증가율을 보였다. 전립선암은 2017년 기준으로 남성 암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환자의 5~10%는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생활환경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육류와 유제품 섭취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립선암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있나. 전립선 비대증과의 상관관계는.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전립선이 요도를 감싸고 있어 암이 발병하면 소변보기가 힘들고 소변에 피가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면 증상이 잘 나타나는데 70대에 70%, 80대는 80~90% 정도 된다. 전립선암도 나이가 많은 60대 중반에 제일 많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진행된다는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혈액을 통한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만으로도 조기 진단이 가능한가.

“일반인이 알고 있는 것처럼 특정 암 진단을 위해 임상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표지자는 아직 많지 않다. 전립선암 선별 진단을 위해 미국 FDA에서 PSA 사용 승인이 난 것은 1998년으로 비교적 최근이다. PSA가 10ng/mL 이하이면 대부분 초기 전립선암이라 수술 등의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50세 이상의 남성은 1년에 한 번 정도 검진할 때 혈액을 통한 PSA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조직 검사는 다른 암에 비해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PSA가 4ng/mL 이상인 경우 암 여부를 확진하기 위해 전립선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조직 검사는 전립선 조직을 떼어내어 그 부분에서 암세포를 확인한다. 한번 떼어낸 조직 부피는 0.01~0.02cc의 부피로 정상적인 전립선 용적이 20~30cc임을 감안하면 전체 용적의 1/1,000~1/3,000 정도로 매우 작은 양이다. 보통 전립선 조직 검사는 조직을 10~12군데 떼어내므로 전립선 조직의 1/100~1/300의 양으로 전체 전립선의 암 여부를 판단하므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립선암 진단에 가장 민감도가 높다고 알려진 MRI를 미리 시행한 다음 의심 부위를 확인한 후 조직검사를 하고 있다.”

-비교적 착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독한 암 비율이 높다. 표준 치료에 효과가 없는 전립선암 환자도 있다고 하는데.

“한국 남성이 서양인에 비해 악성도가 높은 전립선암이 많은 것은 이미 학계에서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 환자의 전립선암이 악성도가 높고 병기가 높은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서양인이 전립선암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PSA 검사를 더욱 많이 그리고 조기에 해 악성도와 병기가 낮다. 아울러 전립선암 세포의 증식을 위해서는 안드로겐이 필요한데 서양인에 비해 낮은 안드로겐을 가진 한국 남성에서 자란 경우 더 악성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초기 전립선암은 수술 없이 경과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 수술이 필요한가.

-아주 초기의 전립선암은 경과 관찰을 할 수 있다. 수술은 완치 가능성이나 수술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생명 연장 기간, 합병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초기라고 해서 무조건 경과 관찰을 하는 것도 아니다. 환자의 나이, 동반 질환, 병기, 남은 여명 기간 등을 고려해서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전립선 분야는 특히 로봇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로봇수술의 유리한 점은 무엇이며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 위험은 없나.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로 기본적으로 동일하나 기구의 차이가 있다. 로봇수술은 관절이 있는 로봇팔을 사용해 각도조절이 매우 용이한 장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2~2.5시간이 걸렸으나 최근 로봇수술은 1시간 정도 단축됐다. 마취 시간이 짧아지고 합병증 가능성도 줄어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신경 다발 손상을 줄일 수 있어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텐데, 어떤 때에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가.

“암이 전립선 안에만 있는 초기 단계에는 수술하지만,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수술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진행돼 중기나 말기인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먼저하고 그다음 항암치료를 하게 된다. 그래도 안 되면 2차 호르몬 치료를 시도한다.

-전립선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검사로 선별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50세 이상 남성은 가능한 PSA 검사를 권장한다. 전립선암은 서양 남성에 가장 흔한 암으로 많은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도 또 다른 치료제가 나올 수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기 바란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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