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버텨 왔는데” 집합금지 연장에 속 타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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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6일까지 ‘2단계 조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 기간이 오는 6일 자정까지 연장된 가운데 31일 부산 동구의 한 뷔페 문이 집합금지명령에 따라 닫혀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시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오는 6일 자정까지로 연장하면서, 부산지역 13종 고위험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이 일주일 연장됐다. 1일 자로 2단계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 기대한 자영업자들은 ‘희망고문’에 고개를 떨궜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 씨는 부산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일주일 연장된다는 소식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했지만 내심 31일 자정으로 2단계 조치가 해제되기를 기대했던 터다. 가게에서 일하던 3명의 아르바이트생들도 연장 소식에 낙담하기는 마찬가지다. A 씨는 당장 각각 월 200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인터넷비는 물론 그 외 서버 관리비와 대출 이자까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 A 씨는 “PC방은 대표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이어서 90%를 대출받아 오픈하는 실정이다. 영업을 못 하는 동안에도 나가야 할 돈은 계속 쌓이는데,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나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운영 재개하려 준비 거의 마쳤는데…”
PC방·노래연습장 등 피해 극심 호소
“하루 전날 통보하는 건 희망 고문”
부산시 “영업 지원 대책 아직은 없다”

부산 지역의 PC방 업주들은 비대위원회를 꾸려 고위험 시설에서 PC방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비대위원회 관계자는 “PC방에 청소년들이 모이는 것이 문제라면, 청소년을 받지 않는 등 방역 당국에서 시키는 모든 것들을 다 따르겠다. 제발 장사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00여 곳에 달하는 부산지역 노래연습장 업주들도 거리 두기 2단계 연장 소식에 좌절했다. 노래연습장도 올해 2월부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영업 정지까지 당한 상태여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부산시노래연습장업협회 관계자는 “회원사 대부분이 임대료도 못 내는 상황이다. 전기요금을 낼 형편도 안 돼 전기가 끊긴 곳도 있다. 절반 정도가 폐업 위기”라고 전했다.

게다가 2.5단계로나 3단계로의 격상이 아니라, 2단계 조치가 연장되면서 특정 업체들만 고통에 시달린다는 불만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산의 한 자영업자는 “사실상 카페나 식당,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다 돌아다니는데 왜 우리만 이렇게 쥐 잡듯 잡느냐”고 토로했다. 또, 2단계가 조치가 해제되기 직전에 연장 조치를 발표해 비판이 일고 있다. 부산의 한 PC방 사장은 “1일부터 운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장사 준비도 어느 정도 마친 상태였다. 하루 전날 통보하는 것은 희망 고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에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몇 번이고 더 연장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쪽에 불과한 2단계를 일주일 연장하는 것보다 수도권처럼 2.5단계나 3단계로 격상해 확산세를 확실히 틀어막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겪는 막대한 피해에도, 이들에 대한 마땅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전통시장 배달서비스 지속 확대 추진, 공공모바일마켓앱 시범 운영 등을 준비 중이나 정작 집합금지·제한명령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업종별 피해 소상공인 지원대책은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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