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급 태풍 '마이삭' 접근… 피해 예방에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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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마이삭’이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해 내일 새벽 부산·울산·경남을 관통할 것으로 관측돼 매우 우려스럽다. 이번 태풍은 2003년 9월 부·울·경 지역에 막대한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보다 위력이 강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동 경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곧바로 발생해 북상하며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께 한반도를 찾을 전망이다. 정부와 부·울·경 광역 및 기초 지자체들은 소방 당국, 경찰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잇단 태풍에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때다.

최악 피해 ‘매미’보다 강력, 많은 비 동반
부·울·경 관통 예상돼 철저한 대비 필요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오늘 밤 제주도 서귀포 동쪽 150㎞ 부근 해상을 지나고, 내일 새벽 부산 인근에 상륙해 영남권 도시들을 관통한 뒤 이날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은 부·울·경 지역을 할퀴고 전국에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매미’ 때와 이동 경로가 흡사하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태풍 강도는 육중한 대형 항만 크레인을 엿가락처럼 휘게 만든 뒤 무너뜨린 ‘매미’보다 더 센 ‘매우 강’(초속 44~54m)이 될 것이라고 하니 그 위력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바람 세기가 초속 40m를 넘으면 사람은 물론 바위를 날려버리고 차를 뒤집을 수 있는 정도다. 게다가 기상청은 ‘마이삭’이 ‘물 폭탄’을 안길 큰비를 동반할 것으로 예보해 더욱 걱정이다.

태풍 접근으로 부·울·경은 직격탄이 예상되는 내일 새벽이 가장 위험하며, 오늘 오후부터 내일 낮까지 태풍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이 시간대에 해당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과 많은 비에 적잖은 사고나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장마철에 집중호우 피해를 입고 복구 중이거나 전혀 수습되지 않은 곳이 많은 실정이다. 더이상 강풍과 폭우로 인한 재산 손실과 인명 피해가 없도록 붕괴 우려지와 상습 침수지에 대한 점검과 보강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만일 산사태나 축대 붕괴, 침수 등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구호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7월 23일 3명이 숨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참사처럼 인명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이삭’이 초강력 태풍인 만큼 부산 해운대 일대 초고층 빌딩 밀집 지대는 창문 파손과 기물 추락에 유의해야 한다. 해안 지역의 경우 강한 월파나 해일, 바닷물 침수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게 마땅하다. 폭우와 홍수 피해로 최근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추석까지 앞둔 상황이다. 농작물과 양식장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와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2개의 태풍 북상에 행정 및 소방 당국과 지역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자연재앙은 어쩔 수 없으나 대비 소홀 때문에 인재로 이어져선 곤란하다. 당국의 확실한 대비와 국민의 안전의식만이 상책이다. 재해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나므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허술한 곳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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