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 안고 감염 불안 싣고 달리는 배달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배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부산 남구에서 한 배달원이 배달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하면서, 배달원들의 근로 조건이 열악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문량 폭증에 따라 빠른 이동이 강조되면서 차량 사고 위험이 커진 데다, 불특정 다수를 대면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감염 불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배달 주문 폭증
쌓이는 주문 수요 맞추느라 질주
불특정 다수 대면해야 해 불안

1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인 24일부터 30일까지의 전체 주문 건수는 7월 마지막 주인 20~26일보다 26.5%가량 증가했다. 주문량 증가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지난달 29~30일 주문 건수는 같은 달 22~23일과 비교해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대행업체인 ‘바로고’ 집계 결과 지난달 29~30일 콜수는 115만 2000여 건으로 지난주와 비교해 6.2% 늘어났다.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등 여파로 배달이 폭증하면서 배달원 고충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쌓이는 주문에 배달이 밀리면서 이용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주문이 많을수록 더 많은 식당과 배달지를 들러야 하는 탓에 코로나19 감염 불안은 더욱 크다.

올 5월부터 배달 대행을 시작했다는 배달원 김진우(32) 씨는 하루에 10곳이 넘는 식당을 방문한다. 일을 오래 할 때는 식당만 20여 차례 가까이 들르기도 한다. 김 씨는 “배달이 늘어난 만큼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배달 지연에 따른 이용자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수많은 사람을 대면하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걱정된다”며 “쏟아지는 주문량에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배달할 때면 마스크 2개를 겹쳐 착용하기도 한다. 그는 “배달 수요를 맞추다 보니 감염병과 사고 위험에 사실상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도 배달원 접촉을 꺼리다 보니, 주문 문화도 점차 바뀌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대부분 주문 앱을 통해 현장 결제가 아닌 ‘온라인 사전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배달원과의 대면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장 결제 방법을 선택하고도 대면을 꺼려 현금을 넣은 비닐봉지를 현관문 바깥 문고리에 걸어두는 이용자도 있다. 배달원 정상호(29) 씨는 “코로나19로 배달원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불안에 떨며 사는 것 같다. 한시 바삐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