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노출된 피해자 신고보다 140배 많은 95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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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네트워크와 피해가족 모임 회원들이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피해자 규모가 정부에 신고된 6800여 명의 140배에 달하는 95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된 이경무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교수팀의 가습기 살균제 전국 피해조사사업 연구에 따르면 국내 5000가구 총 1만 5472명 대상 조사 결과 2844명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이 중 303명(10.65%)이 건강 피해를 경험했다.

이경무 교수팀 표본 조사 결과
사망자도 2만 명가량으로 추산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가습기 살균제가 국내 첫 출시된 1994년부터 집단 피해로 제품이 회수된 2012년까지 발생한 국내 피해자가 약 95만 명(최소 87만~최대 10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1년부터 정부에 접수된 신고자 6833명의 140배에 달한다.

건강 피해를 경험한 303명 가운데 기존 질병이 악화했다는 응답은 2.41%, 새로운 증상이나 질병이 생겼다는 응답은 8.25%를 차지했다. 병원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특정 질병을 진단받고 사망한 사례는 4명이었다. 이를 전체 인구로 따지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공식 기록인 1559명을 훨씬 넘어 적어도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이 추산한 전국 가습기 살균제 노출 인구는 약 894만 명으로, 이 가운데 1994~2012년 임산부나 8세 미만 자녀가 있었던 가구는 각각 168만 가구, 205만 가구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실태 조사가 본격 추진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표본을 조사한 연구다. 연구팀은 “인정 기준의 완화, 인정 질환의 확대 등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사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피해 대책을 세우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신고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자료, 대형마트 가습기살균제 구매자료 등을 활용해 건강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추적·관리할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최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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