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재실사 요구’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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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항공 본사.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각협상 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사를 확실히 밝혀 달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현산이 재실사 요구로 맞서면서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산업은행 등 등 채권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항공업계의 경영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해 왔다. 반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충분한 실사를 했던 만큼 재실사에 반대했다.

항공업계 부진에 매각 지지부진
업계, 현산 인수의사 없어 분석
금호, 계약해지 통보 가능성

갈등이 계속되자 산은에선 이동걸 회장이 직접 나서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이 회장은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현산에게 유리한 일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산이 재실사 요구를 굽히지 않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매출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인수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이르면 주중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산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선 그동안 부정적인 전망이 높았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등 항공업계에선 매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호산업이 최종 결렬을 선언할 경우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문제를 검토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대체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산을 통한 아시아나항공과 항공계열사 ‘통매각’이 무산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에 대해서도 분리매각 등 새로운 해법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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