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생일인데 자장면 먹고 싶어서"… '학용품 되판다' 글 올린 신입생 '눈물'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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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한 대학교 신입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연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A 씨는 지난 2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강의 한 과목을 2만1000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다가 '너무 비싸다', '수업을 팔면 안 된다'는 비판에 곧바로 사과하면 수정 글을 다시 올렸다.

수정한 글에서 A 씨는 '자장면 1그릇 기프티콘 구해요'라는 제목으로 볼펜 잉크 많은 것, 네임펜, 컴퓨터용 사인펜, 여드름 패치 쓰다 남은 것, 공책 등 여러 학용품 등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다 드릴 테니 OO 반점 자장면 한 그릇과 바꾸자"라고 했다.

A 씨가 OO 반점 자장면 기프티콘을 구하려는 이유는 다가온 자신의 생일날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주는 대신 자신은 자장면과 탕수육을 사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A 씨가 강의를 판다며 제시했던 2만1000원의 목적도 OO 반점 자장면 2개와 탕수육 세트를 사기 위함이었다.

해당 글은 'OO대 자장좌'라는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일부 누리꾼들은 "책이라도 팔아줄게"라며 A 씨의 계좌번호를 불러 달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자신이 대학 신입생이라 아직 계좌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기프티콘이라고 받으라며 많은 학생이 '오픈 카카오톡' 방을 만들어 A 씨에게 다양한 기프티콘을 선물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A 씨는 "너무 감사하"며 "꼭 후기를 올리겠다"고 말한 뒤 오픈채팅방에서 나가고 모든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A 씨는 후기 인증샷과 함께 '정말 최고의 선물이었어요. 저에게 힘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게요. ㅎㅎ ㅎㅎ'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A 씨가 공개한 후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A 씨가 공개한 후기 사진

이 글에서 A 씨는 "초등학교 입학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월세방에서 가족 다 같이 지냈다"며 "작년까지 결식아동 카드 지원을 받았을 때 거의 자장면만 매일 먹었는데 한동안 못 먹다가 오랜만에 먹으니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실 어제처럼 생일 축하받고 선물 받은 것은 처음이라 정말 당황했다. 생일이 '이렇게 의미가 있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생일 때 케이크만 먹고 속으로 기프티콘이랑 축하 메시지 받는 상상만 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혼자 우울한 상태로 누워만 있었는데 이번 생일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세상 눈치만 보며 점차 저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았는데 어제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부끄럽지 않고 어제 응원받아본 만큼 좋은 사람 많다는 것 깨닫고 잘살아 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A 씨는 선물 받은 자장면 기프티콘으로 먹은 자장면 사진과 친구들의 사준 케이크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간표 함부로 팔려고 안 할 것이다. 정말 죄송하다. 그리고 같은 OO학교라서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 모두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잘 자라줘서 고마워. 너 글 보면서 눈물 날 뻔했다", "눈물 난다. 뭐든 행복했으면. OO대 학생들도 착하다", "자장이 내년 내후년 그 후에도 행복하길", "와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이 글을 읽고 저 자신을 반성했다", "2021년 9월 2일은 OO대짜장의 날. OO인들이 하나 되어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는 날", "마음들이 예쁘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응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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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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