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코로나 확진자 68%가 고령층, 맞춤형 방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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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고령층 비율이 우려할 수준까지 크게 높아지고 있어 방역 당국이 비상이라고 한다.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꾸준히 감소하는 모양새지만 60대 이상 확진자는 계속 늘어 전체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우려는 부산에서 특히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최근 2주간 부산의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47%를 넘겼다. 그런데 최근 1주일을 따로 떼 놓고 보면 무려 68%까지 치솟았다. 부산에서 고령층 확진자 증가 속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 비율이 30%대에 불과했음을 고려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시간 지날수록 증가 속도 더 빨라져
중증 진행 위험 크고 치명률도 높아

고령층 확진자는 그동안 주로 노인시설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근래에는 소규모 사적 모임에서 집단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부산에서도 소위 오피스텔발 집단 감염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경매나 방문판매업과 관련한 오피스텔 모임 참석자의 상당수가 60~70대였고, 그 속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정식 사업자 등록을 하지도 않은 채 지인들끼리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아 감염 위험을 높였다고 한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오피스텔 외에도 건강보조식품 설명회나 판매장, 사설 사교 공간 등도 고령층이 주의해야 할 장소로 지목했다.

고령층은 평소 지병을 가진 경우가 많다. 또 면역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고 치명률도 높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고령층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실제로 16일 기준 전국의 중환자 중 60대 이상이 86%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사망자의 94%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 기관이 올해 겨울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고령층 확진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이어져 그 수가 1만 명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참상이지만 그만큼 고령층에 대한 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고령층에 더 치명적인데도 그에 맞춤한 방역 대책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요양병원이나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소독 등이 이뤄지고 있을 뿐 그런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고령층에 대한 대응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고령층이 코로나19 감염의 새로운 연결 고리로 떠오른 만큼 당국의 비상한 방역 지침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고령층 스스로도 감염 예방을 위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소규모 사적 모임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 참가는 삼가야 한다. 특히 올해 가을과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독감 백신을 꼭 맞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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