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시장의 꿈 있다” 출마 시사… 결행까지는 곳곳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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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부산시장 보선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이 16일 “시장을 4년 하다 가졌던 꿈을 제대로 완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꿈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내년 4월 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동안 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 온 서 의원이 출마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전 부산시장에 부산 최다선(5선)인 서 시장은 실제 출마한다면 후보 난립 상황인 당내 경선 판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지만, 서 의원이 출마를 결행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서 첫 언급
유보적 태도에서 한발 진척
시장 경험·총선 승리 ‘가점’
직전 시장 선거 패배 원죄
의원직 1년 만에 사퇴 ‘부담’
김영춘 출마 여부도 변수


■“시장 시절 꿈 완결하지 못해”

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치인은 언제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야 된다”며 ‘시장의 꿈’을 언급했다. 그동안 서 의원의 출마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서 의원이 공식석상에서 이 정도 강도로 시장 출마 의사를 피력한 것은 처음이다. 출마 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에서도 서 의원의 시장 출마와 관련된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번 4·15 총선에서 부산진갑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서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출마가 좌초된 원영섭 중앙당 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부산진갑 지역에 다시 사무실을 차렸다. 서 시장의 시장 선거 출마 시 부산진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한 채비다. 서 의원은 원 부위원장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열심히 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 의원은 “(이번 보궐 선거가)내후년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당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며 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저희 당이 정비가 되고 선출 규칙 등이 정해져야 하지 않겠나”며 여유를 두려는 모습이었다.



■주민 반발·보궐 유발 등 과제 ‘첩첩’

서 의원은 자타 공인 국민의힘 시장 경선의 ‘최대어’로 분류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시장 경험을 갖춰 당선 이후 1년 남짓에 불과한 신임 시장의 적응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올해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승리를 얻어낸 것도 가점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서 의원이 부산시장의 길을 가기까지는 암초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일단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권력을 민주당에 내어준 ‘원죄’가 있다는 점에서 서 의원이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퇴로 야당 우위 구도가 형성된 시장 선거에 재출마하는 데 대해 타 주자들을 비롯한 지역 내 비판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국회의원 임기 1년도 안 돼 의원직을 중도 사퇴하는 데 대한 부담도 크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철도시설 재배치 등 지역발전과 관련한 굵직한 공약을 여럿 내세웠다. 그런 그가 시장 선거로 다시 지역을 떠날 경우 ‘의원 자리는 시장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느냐’는 주민 불만이 나올 공산이 크다. 서 의원도 이날 “부산진갑에서 처음 주민이 (의원으로)당선 시켜 줬기에 주민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 주민들의 의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서 의원 측에서는 “시장이 되면 오히려 공약 이행이 쉽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이는 주민도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 사퇴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발생에 대한 비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앞서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올해 5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이 발생한 데 대해 “내년에 치러질 시장 보궐 선거 비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보궐선거 발생 사유를 두고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서 의원의 출마로 지역구가 비게 되면 추가 혈세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의 출마 여부도 서 의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이 당 시장 후보가 돼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김 총장이 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민의힘에서도 김 총장에 대항할 후보를 내야 하지만, 서 의원 측에서는 “4월 총선에서 김 총장과의 표차가 3750표에 불과했다.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며 고민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회 사무총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여전히 부산시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전했다.

전창훈·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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