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제 살려 달라” “청년 일자리 늘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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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찾기 일문백답

올 1~8월에도 부산에서는 8125명이 빠져나갔고, 반면 경기도로는 11만 7849명이 순유입했다. 지난 23일 나온 통계청 ‘2020년 국내 인구이동 현황’에 따른 최신 현황이다. 이 소식에 부산 시민들 위기감이 더 커졌을 터다.

청년 인구 유출, 낙후된 산업 구조, 일자리 부족, 교육·의료 격차 등 암울한 부산 현실에 ‘더 이상 부산이 제2 도시가 아니다’는 시민 위기 의식도 점점 커지고 있다.

<부산일보>가 건넨 ‘당신이 원하는 부산시장은 어떤 사람이냐’라는 물음에 응답한 시민 108명은 경제, 인구,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갈수록 쪼그라드는 부산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었다. 동시에 시민들은 부산을 부흥시키고, 수도권 팽창에 맞설 수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와 같은 광역 행정·경제권을 구축할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을 바랐다.

전 연령대 ‘경제 부활’ 가장 희망
균형 발전과 광역경제권 실현할
정치·추진력 겸비한 시장 원해
안전·복지·청렴·도덕성 관심 커

■“경제 살려 달라” 끝없는 외침

연령을 불문하고 응답자들이 가장 바라는 시장은 ‘경제를 살릴 시장’이었다. 전체 108명 중 22명이 부산 경제의 부활을 절실하게 말했다. 이들은 ‘쓰러져 가는’ ‘낙후된’ ‘어려운’ 등으로 위기감을 표현했다. 또 부산 경제 위기 해법으로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희망했다.

해운대구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최준호 씨는 “부산의 특성에 맞는 경제 정책으로 시민이 잘살 수 있도록 해줄 경제 전문가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구에 사는 40대 기업인은 “어려운 부산 경제를 책임지고 살려 주실 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산의 인구 감소는 청년들의 역외 유출 때문이다. 시민 21명은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와 기업 유치, 주거 안정에 힘써 줄 시장을 간절히 바랐다. 주로 20~30대였지만, 40~50대도 적지 않았다. 금정구에 거주하는 김다혜(21·여) 씨는 “젊은이들이 비전과 희망을 갖고 부산을 떠나지 않고 지킬 수 있도록 기업 유치와 지역산업 발전을 이끌어 줄 부산 시장을 뽑겠다”고 말했다.

전 응답자들이 언급한 주요 단어(키워드) 분석에서도 ‘청년’(20회)과 ‘일자리’(14회), ‘경제’(13회), ‘자영업자’(7회), ‘기업유치’(4회), ‘취업’(4회), ‘소상공인’(3회) 등 청년 인구 유출, 경제 위기와 관련된 키워드가 대부분이었다.



■해법은 ‘균형발전’과 ‘광역경제권’

7명은 ‘균형 발전’과 ‘광역경제권’을 실현할 시장을 바란다고 밝혔다. 청년 인구 유출과 경제 위기를 타개할 해법을 균형 발전과 광역 행정·경제권 구축이라고 보고 이를 실현할 정치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시장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산의 위기는 수도권 일극(一極) 체제에서 비롯됐으며, 이제 이에 맞서야 한다는 숙명론도 오롯이 담겨 있다.

부산진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구강민 씨는 “균형 발전을 힘 있게 추진해 서울과 맞먹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는 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연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은 “경남과 울산과 협력해 서울 못지않은 도시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시민도 있었다. 균형 발전과 광역경제권 성장의 모멘텀이 될 가덕신공항 건설을 실현할 추진력 있는 시장을 원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영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병준 씨는 “가덕신공항을 꼭 만들어 줄 수 있는 시장을 원한다”고 말했고, 동래구에 거주하는 60대 자영업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차기 시장은)역점사업인 신공항 건설을 잘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복지 잘 챙기고 청렴해야”

올해 폭우·태풍 피해와 코로나19 확산세에 도시 안전에 대한 관심도 컸다. 7명이 재난과 재난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학교와 도시 안전을 실현할 시장을 희망했다. 통학 안전이나 공공 보육 확대를 통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기대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증가하는 노령층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시민을 보듬을 수 있는 촘촘한 사회복지 안전망을 만들어 줄 시장을 찾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사퇴에 대한 충격 탓인지 청렴함과 도덕성을 갖춘 시장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10명이나 됐다. 또 차기 시장의 자질로 소통과 추진력·실천력을 꼽은 시민도 있었다.

이 밖에 ‘해양 도시 완성’ ‘교통난 해소’ 요구와 ‘주거 안정’ ‘문화와 예술·콘텐츠 도시 조성’ 바람 등도 나왔다.

김영한·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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