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논란 니콜라 투자’ 한화 김동관, 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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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사진·37)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28일 단행했다. 김승연 회장의 ‘2세 경영’에 이어 ‘3세 경영’을 위한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동관 사장은 최근 사기설로 주가가 폭락한 수소차 회사 니콜라에 대한 투자를 주도해 그룹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승연 회장, 3세 경영 속도전
그룹 위기 자초 평가 논란 예상

김동관 대표는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1월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그룹 회장실 차장, 한화솔라원 기획·영업실장,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영업실장을 거쳐 올해 초부터 (주)한화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을 겸직해 왔다. 그는 한화솔루션 부사장을 맡은 지 1년도 안 돼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지 4년 만에 부사장으로, 다시 9개월여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어간 셈이다.

한화 측은 “김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을 주도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측이 이처럼 성과를 강조했지만 김 대표는 ‘니콜라 사기논란’으로 책임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한화는 김 대표의 주도로 자회사를 통해 니콜라에 1200억 원 정도를 직접 투자했으나 최근 니콜라의 수소차 사업이 사기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난 2018년 11월 총 1억 달러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이며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다.

한화 측은 니콜라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 가던 지난 6월, 니콜라 투자에서 김 대표의 역할을 부각시킨 바 있다. 한화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선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면서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는 사기 논란으로 주가가 폭락했고 이 때문에 김 대표가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 주가도 9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니콜라 사태가 한화의 승계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를 비롯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해 승계작업의 ‘통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상장사 에이치솔루션이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어서다.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오르면 이 자금으로 한화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데 니콜라 사태로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하락해 승계작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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