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페-목욕쇼’ 변기수 “진심 담긴 시원한 욕으로 코로나 스트레스 날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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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이럴수록 코미디는 계속되어야 해요. 새롭게 꾸민 ‘목욕쇼’로 답답한 마음 시원하게 뻥 뚫어 드릴게요.”




코미디언 변기수(43)는 제8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에서 새로운 ‘욕쇼’를 선보이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2013년 부코페 시작과 함께 출발한 그의 공연은 욕과 콩트를 버무린 기획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왔다. 부코페 개막을 앞두고 <부산일보>와 만난 변기수는 “사리사욕, 해수욕, 반신욕쇼 등에 이어 올해 ‘목욕쇼’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일정이 2달 정도 미뤄졌지만 아쉬움을 덜 수 있는 참신한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욕과 콩트 버무린 참신한 기획 눈길
우리말 언어유희로 관객들에 친근감
“힘든 때일수록 웃음 주는 코미디 필요
부산에서 한국 코미디 미래 다질 것”


‘목욕쇼’ 공연을 하는 변기수 씨와 이번 공연 포스터(작은 사진).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제공

변기수가 올해 강조한 코미디의 키워드는 ‘진심’이다. 코로나 장기화와 개그계 보릿고개가 겹쳐 코미디언들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누구나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서다. 변기수는 “여러모로 힘든 때일수록 국민에게 웃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기수 욕쇼’의 매력은 욕을 ‘실컷’ 듣는데도 마음이 시원해진다는 거다. 그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공연 내내 차진 욕을 ‘한 바가지’로 들어도 기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내놓는다. 비결이 무엇일까. 변기수는 ‘욕의 방식’을 꼽았다. “욕이란 게 감정을 안 싣고 양념을 뿌려 추임새로 넣으면 분위기를 더욱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한국어의 언어유희를 이용한 콩트는 관객에게 친근감을 더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변기수는 “욕을 소재로 한 공연이지만 무분별하고 무의미하게 쓰는 걸 경계한다”며 “기본적인 이야기 구성에 욕을 양념처럼 뿌리니 한국인만의 특별하고 따뜻한 정서가 담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시국이 이래서 진심이 담긴 욕이 더 잘 나올 것 같다. 욕 나올 정도로 힘든 세상인데 관객분들 대신 저희가 시원하게 욕을 날려 드리겠다”며 웃었다.

“웃음은 전염성이 있어요. 옆에서 웃으면 나도 따라 웃게 되죠.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지만 이때만큼은 근심 없이 ‘하하호호’ 웃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변기수의 ‘목욕쇼’는 오는 18일 오후 7시에 KNN시어터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온라인 트위치를 통해 생중계한다.

변기수는 “관객과의 직접적 소통 대신 실시간 댓글 등 온라인을 통해 호흡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에서 선보인 공연을 기획에 접목한 것도 그의 새로운 시도 중 하나다. 동료 코미디언과 함께 유튜브 ‘착한 공익몰카’ ‘훈장님’ 등을 성인 버전으로 매만져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변기수는 "부코페 초기엔 자비를 들여 해운대에 간이 무대를 직접 세웠다. 경성대 앞 가게에서 무대를 만들어 공연하기도 했다"며 "지금 페스티벌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아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올해도 테이프페이스, 벙크퍼펫, 엄빌리컬 브라더스 등 외국 유명한 코미디언들이 함께해요. 코로나 때문에 직접 오지 못해서 영상으로 참가하죠. 개별 공연이 더욱 사랑받으면 부코페도 앞으로 더욱 성장할 거라 믿어요."

변기수는 “이번 부코페는 개그맨들이 재정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지상파 마지막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종영되는 등 공연을 열기 쉽지 않은 시대에 한국 코미디의 미래와 가능성을 다질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부진 각오도 곁들였다. “부산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은 좀 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전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이 모두 탁 트인 바닷가에서 열리거든요. 웃음이 널리 퍼질 수 있는 곳이죠. 올해 부산에선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의 코미디가 널리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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