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철학 중의 철학,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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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옳았다 / 김용옥

<노자가 옳았다>는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50년 노자 공부를 총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동서 철학과 우리의 동학을 꿰면서 노자는 철학 중의 철학이라는 생각을 펼친다. 도올은 노자의 궁극적 테마를 ‘상도(常道)’라고 주장한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에 나오는 그것이다. 늘 그러한 도, 변화하는 이 세계와 현실을 그대로 수긍하는 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구적 사고에서 말하는 본질, 이데아, 절대적 신과 맞서는 것이다.



‘늘 그러한 도’를 향한 사상은 노자를 꿴 조선 후기 이충익(1744~1816)에서 발화되어 동학의 최제우에 와서 완성됐다. 절대적 신을 내세우는 서학을 두고 최제우는 불연기연(不然其然)이라고 했다.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것이다. 저 너머에 신이 있는 게 아니라 이 현실 속에서 모든 게 다 들어 있다는 말이다. 도올이 보기에 동아시아 사상에서 노자는 제1기원, 주자학은 제2기원, 동학은 제3기원이다. 현실을 긍정하는 노자 철학의 핵심은 ‘그 사는 것을 편안하게 해주며, 그 풍속을 즐겁게 해주어라’에 있다고 한다.

도올의 유별난 주장은 노자는 백두대간의 흙냄새를 품은 고조선의 사상가라는 것이다. 노자는 중국에서 잘 이해되지 않았으며, 지금도 배척당하는 것은 그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용옥 지음/통나무/504쪽/2만 7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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