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쪽짜리 국제선 운항 재개, 김해공항 정상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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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해공항에서 중국 칭다오로 향하는 비행기가 하늘로 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막혔던 해외 하늘길이 약 6개월 만에 열린 것이다. 이날 에어부산의 부산~칭다오 항공편은 매진됐으며, 다음 주 출발 편도 높은 예약률을 보였다. 그동안 칭다오는 부울경 주요 기업의 공장과 사무소가 많은 데다 유학생도 적지 않아 운행 재개가 절실한 곳으로 꼽혔다. 코로나19 탓에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유학생이나 해외 사업에 차질을 빚은 기업인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주 1회 운항이지만, 항공사나 이용자의 숨통을 틔웠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다.

승객들 너무나 불편하고, 항공사도 손해
거리 두기 완화 계기로 일원화 변경 필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김해공항 같은 지방 공항의 국제선 운항은 인천공항에서만 입국이 가능한 ‘반쪽 노선’에 불과하다. 해당 비행기는 귀국 시 김해공항에 착륙해 급유만 하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승객을 내려줘야 한다. 그 이유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검역 관리를 위해 해외 입국자를 인천공항으로만 들이게 하는 입국 일원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그간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 허가를 요청했지만, 방역 인력 배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이나 에어부산 입장에선 김해공항 입국이 이뤄지는 게 최선이다. 백번 양보해 인천공항 일원화를 수용한다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또 남는다. 김해공항에서 출발해도 귀국할 때 인천공항으로 바로 가면 되는데 굳이 김해공항에 들러야 하는 연유가 궁금한 것이다. 이는 중국 항공정책 당국이 부산~칭다오~인천 항로를 허가하지 않기에 부산과 칭다오 간을 왕복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하면 반쪽짜리에 기형적인 운영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개선이 없으면 항공사는 운항할수록 적자를 볼 개연성이 높다. 부산에 도착한 항공기를 다시 인천으로 보내야 하므로 운항 비용이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근거리 국제선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갖는 저비용항공사(LCC)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동남권 이용객들도 그 처지는 다르지 않다. 김해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하는 승객의 섭섭한 심정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인천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방에 사는 게 죄라는 설움마저 들만하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이런 황당한 일을 방치해선 안 된다.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대의는 받아들이겠지만, 그 방식이 비상식적이어선 곤란하다. 게다가 과도하거나 독단적이면 반발을 사기 쉽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기에 인천공항 일원화 방침을 바꿀 환경도 조성됐다고 보는 게 맞다. 부산시도 자체 능력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실제 그간 성공적인 방역을 수행해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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