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의 '본 보야지'] 여행업계의 새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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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우 라이프부 선임기자

코로나19 탓에 모든 여행사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먼저 ‘비행기로 한 바퀴 돌기 여행’이 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돌아본 뒤, 착륙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여행이다.

지난 9월 제주도와 대만 여행사 이지플라이, 타이거에어가 공동 출시한 ‘제주 가상출국 여행 상품’이 진행됐다. 대만 관광객 120명을 태운 항공기는 타이베이 공항을 출발해 20분간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타이베이 공항으로 돌아갔다.

하나투어와 아시아나항공도 이 상품을 도입했다. 10월 24, 2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강릉~포항~김해~제주 상공을 약 2시간 동안 비행한 후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상품이다.

아시아나는 ‘하늘 위 특급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 항공기의 총 495석 중 310석을 판매했다. 코로나19를 고려해 승객 배치 간격을 넓힌 것이다. 많은 사람이 팔릴지 의문을 보였지만 뜻밖에 하루 만에 매진됐다. 그래서 앞으로 비슷한 다른 상품이 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10일 부산김해공항을 출발해 포항~서울~광주~제주 상공까지 운항한 후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대한민국 순회 비행’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경상북도에 소재한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 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 비행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 항로뿐만 아니라 일본·대만 등의 근거리 국제 항로 운항도 고려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랜선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가이드가 90분간 화상회의 방식을 통해 간접 여행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해외 여행지 또는 한국 실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상품에 따라 최소 3명에서 최대 50명까지 동시 참여가 가능하다. 홍콩 야경투어, 스페인 피카소미술관 투어, 생활미술 드로잉 등 내용은 다양하다.

‘한국자전거나라’는 극장 상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부산 CGV센텀시티에서 17일 ‘바르셀로나’ 24일 ‘신의 도시 바티칸’을 주제로 영상을 상영한다. 랜선투어든 극장 상영이든 영상으로 하는 여행이 현지에 직접 가는 것보다 나을 리 없지만 새로운 시도로 흥미를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가상현실(VR) 영상을 비대면 여행에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내다보기도 한다. 물론 당장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술적인 면이나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중단이 더 장기화할 경우 이런 시도도 이뤄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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