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산자부 등 이런 감사 저항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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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15일 국회 국정감사의 초점은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에 맞춰졌다.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과 관련한 감사 결과 발표가 내주 초로 예정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최재형 감사원장을 추궁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원장을 엄호했다. 감사 결과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최 원장에게 “월성 1호기가 1983년부터 53회 정지됐다. 안전성이 수시로 문제되고 있는 것을 아느냐”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으냐” “1심 법원에서도 수명연장이 위법했다는 판결을 한 것을 아느냐”고 캐물으며 정부 결정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최 원장은 “문제가 있어도 정지되지 않는 것이 문제지, 정지하는 게 꼭 안전성 문제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며 이를 반박했다.

15일 법사위 감사원 국감서 성토
여야, 월성 1호기 감사 두고 격돌
국민의힘 “최 원장, 제2의 윤석열”
최 “이르면 내주 초 결과 공개”
한동훈 출석 놓고 설전 벌이기도

그러나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안전성과 가동 중지에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 못 알아듣느냐. 인식에 한계가 느껴진다”고 거칠게 최 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여당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수사지휘권이나 인사권을 박탈할 때 쓰인 단어가 민주적 통제인데, 감사원에까지 민주적 통제가 요구되고 있다”며 “감사원장이 제2의 윤석열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최 원장을 감쌌다. 유상범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감사기구의 수장을 핍박하고 공격하는 것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여권의 비판에 대해 “전혀 핍박이나 압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제2의 윤석열이라는 평가에 대해)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려 하면서도 “감사원장이 되고서 이렇게 (피감사자들의)저항이 심한 것은 처음 봤다. 자료 삭제는 물론 사실을 감추고 허위 자료를 냈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부처 공무원들의 감사 방해 행태에 대해서는 강하게 성토했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내일(16일)쯤 감사위원들의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르면 내주 월요일에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법사위 감사에서는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받는 한동훈 검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되면 출석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한 검사장이 증언할 기회를 달라”며 “본인이 나와 증언하겠다고 하는 상황이고, 만약 위증하면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수진 의원도 “과거 윤석열 검사가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야당이던 민주당 의원님들이 어떻게 평가하셨느냐”며 한 검사장의 출석을 주장했다. 2013년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서 배제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은 법사위 국감 기관 증인으로 출석,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국정감사 증인석을 피의자 무죄 증명을 위해 내주자는 거냐”고,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한 검사장이 국감장에 나와서 말하겠다는 자체가 정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이라며 반대했다.

이 문제는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KBS 국감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KBS의)검언유착 오보 사안이 중대하다”며 “한 검사장을 출석시켜 오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한 반면,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참고인의 일방적인 얘기가 전달될 우려가 있다”고 맞받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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