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뜬 김해공항 국제선 ‘씁쓸한 만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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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주 1회 부산~칭다오 노선 중국인 140명 등 예약률 100% 다음 주 목요일 좌석도 모두 팔려 ‘방역 강화’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지역민 시간·비용 부담 개선돼야

올 4월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됐던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운항이 약 6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15일 오전 재개된 에어부산 부산~칭다오 노선 탑승객들이 국제선 청사 출국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15일 오전 9시께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조명이 활짝 켜진 탑승 수속 창구 앞으로 승객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6일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전면 중단된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광경. 코로나19로 국제선 청사는 ‘인적 없는 어둠’에 익숙했다.

에어부산이 이날 오전 부산~중국 칭다오 노선을 재개하면서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6개월 만에 다시 불을 밝혔다. 주 1회 목요일 운항을 시작했는데 첫 비행편 예약률은 100%. 승객 165명이 공항을 찾았다. 중국인이 140여 명으로 대다수였지만, 한국인 20명과 영국인 1명도 있었다. 다음 주 목요일 비행편 좌석도 이날 모두 팔렸다.

에어부산 주 1회 부산~칭다오 노선
중국인 140명 등 예약률 100%
다음 주 목요일 좌석도 모두 팔려
‘방역 강화’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지역민 시간·비용 부담 개선돼야

중국인 승객 수를 고려한 듯 탑승 게이트 주변에도 중국어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중국인 승객은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유학생 A(23·여) 씨는 “그동안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돌아가지 못했다”며 “올해 상반기 경주에서 대학을 졸업했는데, 이제야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중국인 B(56·여) 씨도 “칭다오가 거주지가 아니지만, 칭다오로 간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국인 유학생도 있었다. 강재현(22·경남 창원시 의창구) 씨는 “난징대학에서 유학 중이라 칭다오에 도착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라며 “5월에 가려고 했는데 이제 겨우 표를 구했다”고 말했다.

6개월 만에 문을 연 면세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예전만큼 붐비지는 않았지만, 화장품이나 향수 세트를 사 가는 승객이 종종 눈에 띄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휴직했던 직원들이 다시 나왔다. 탑승객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국제선이 더욱 확대돼 예전 모습을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겨우 재개했지만, 항공업계는 ‘반쪽 운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방침이 유지돼 승객불편이 여전하다. 칭다오에서 부산으로 들어온 뒤 인천으로 이동해 입국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유학생 강 씨도 “코로나19가 끝나면 돌아올 예정이지만, 부산으로 바로 돌아오는 비행편이 없으면 크게 불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입국자 관리와 방역 인력 배치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방 공항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입국 일원화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거리 두기도 1단계로 완화됐고 인천 입국 후 부산으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지역민들의 시간·비용 부담이 크다. 김해공항 입국이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상공계도 부산으로 들어오는 국제선 승객의 불편을 더 이상 강요해선 안 된다고 촉구한다. 특히 한·일 기업인 입국 격리 면제 조치 등에 맞춰 일본 노선이 운항을 재개하면서 김해공항 입국 허용 필요성이 더 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15일 “거리 두기 완화 등에 따른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 허용 여부를 방역 당국에 질의했지만, 아직 답이 오지 않고 있다”며 “관계부처 간에 입장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우·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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